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에 따른 충격이 지속되면서 가상화폐 '황제주' 비트코인 가격 8만 달러(약 1억6000만원)선이 맥없이 무너졌다.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6일 오후 4시 기준(현지시간) 비트코인 1개는 24시간 전보다 4.10% 급락한 7만 9548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오후 2시 47분 쯤에는 하루 전보다 4.99% 내린 7만 8625달러로 폭락하기도 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한 다음날인 지난 3일부터 약세를 보이기 시작해 8만 달러선을 오르내리다 이날 급락세를 나타내며 8만 달러선이 힘없이 붕괴됐다. 이더리움은 11% 이상 수직 하락해 1600달러를 밑돌았고, 리플(XRP)·솔라나(SOL)도 각각 7%와 10% 이상 곤두박질쳤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으로 인한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이 증시보다는 상대적으로 선방했지만, 향후 흐름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날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NBC 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상호관세 부과 대상국에 대해 “그들은 오랫동안 나쁜 행동을 해왔고, 이는 며칠이나 몇주 안에 협상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어 관세 철회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저버렸다.
가상화폐 시장분석업체 NYDIG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1분기 11.7% 자유낙하한 2015년 이후 10년 만에 최악의 1분기 성적을 거뒀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때인 2020년 1분기(-9.4%) 보다도 부진했다.
코인데스크는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1기(2017~2021년) 행정부 때와는 달리 가상화폐에 친화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만큼 향후 가격 예측이 더욱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