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에르자 부르타가 완전히 새로운 버전으로 돌아왔다.
파비오 총괄 코디네이터는 18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문화예술마당 FB씨어터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전 공연들로 한국을 여러 차례 다녀가서 모두 한국을 ‘제2의 고향’처럼 느끼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서 활동하는 안무가와 협업하면서 좋은 작품을 만들어나가고 싶은 욕심도 있다”고 말했다.
스페인어로 ‘잔혹한 힘’이라는 뜻인 푸에르자 부르타는 도시의 빌딩 숲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스트레스를 모티브로한다.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슬픔, 절망으로부터 승리, 순수한 환희까지 인간의 본성에서 나오는 다양한 감정을 언어가 아닌 강렬한 퍼포먼스로 표현한다.
푸에르자 부르타 시리즈는 전 세계 37개국, 68개 도시에서 680만명 이상의 관객을 모은 글로벌 공연 브랜드다. 한국에서는 지난 2013년 ‘웨이라’로 첫 선을 보인후 2019년, 2022년, 2023년까지 열리면서 누적관객수 30만명을 돌파했다.
‘아벤’은 공연의 경계를 완전히 허무는 등 퍼포머와 관객의 ‘소통’에 집중했다. ‘매직박스’로 이름지어진 공연장에서는 공간 자체를 하나의 거대한 무대로 활용한다. 배우들은 공연장 전체를 무대로 어디에서든 출몰하며 관객과 직접 소통한다.
아벤 연출은 “새롭게 선보이는 ‘아벤’은 무겁고 어두운, 혹은 분노에 가까운 에너지를 발산했던 ‘웨이라’와 달리 에너지를 표출하는 데 있어서 에너제틱하면서도 긍정적이고 밝은 느낌을 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에고 무대감독 역시 “전작과 달리 자연적인 요소를 추가했다. 예를 들어 바람과 모래, 폭포 등이 등장한다”면서 “관객들 역시 자연의 일부가 된 듯 마음을 열고 자유를 즐겨줬으면 한다. 배우들과 함께 소통하면서 잊을 수 없는 좋은 추억을 만들어가셨으면 한다”고 바랐다.
이날 거듭 언급된 ‘소통’이라는 키워드는 해당 작품을 기획했을 당시의 환경이 배경이 됐다. 코로나19 인해 서로 소통하지 못하고, 단절됐던 상황을 돌이키며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본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이 작품이 시작된다.
파비오 연출은 “우리 모두 코로나 당시 단절된 삶 속에서 우울함을 경험했다. 그 경험을 기반으로 다시 사람과 사람을 잇고, 소통하면서 그 당시 놓쳤던 진정한 행복감을 찾고자 한다”면서 “공연명인 ‘아벤’은 ‘모험’(Adventure)과 ‘천국’(Heaven)을 결합한 개념이다. 관객들이 일상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하도록 설계했다”고 전했다.
파비오 연출은 한국 관객과의 소통에 있어서도 고심했다. 그는 “가장 까다롭고 어렵다고 생각하는 건 한국 관객이 퍼포먼의 한 주체로 함께 참여하고 메시지를 느끼고 공감하는 부분이다. 예를 들어 아르헨티나에선 포옹이나 볼키스로 사람과 사람의 ‘연결’을 표현했는데 한국은 문화적으로 이런 방식의 스킨십이 익숙지 않다. 한국 관객에게 불쾌하지 않게, 거 가까이 더가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크게 고민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퍼포머 카밀라는 공연에 앞선 기대감을 드러냈다. 카밀라는 “공연을 하다 보면 관객들의 다양한 반응을 볼 수 있다. 어떤 분은 감동받아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도파민이 폭발해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분들도 계신다”면서 “그런 반응을 지켜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경험이다. 이번 ‘아벤’ 서울 공연의 관객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정말 궁금하다”고 전했다.
‘푸에르자 부르타 아벤’은 3월18일부터 6월22일까지 성수문화예술마당 FB씨어터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