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 사이서 필수 구매 리스트 공유되며 입소문
라면·빵 등 K푸드 체험 물론 K팝 앨범, 굿즈도 인기
편의점업계가 외국인 고객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K푸드, K팝 등 특화 점포부터 상품과 결합한 마케팅까지 공략 방법이 점점 다양해지는 추세다.
고물가·경기침체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자 소비층을 외국인으로까지 넓혀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인 것으로 관측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지난해 8월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미래형 체험형 매장 ‘그라운드블루49점(뉴안녕인사동)’을 오픈하고 운영 중이다.
그라운드블루49점은 외국인 고객 비중이 65%에 달할 정도로 외국인들 사이에서 필수 쇼핑 코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리테일 테크존, K푸드 스테이션, K누들 챌린지 스테이션, K팝 앨범존 등을 통해 한국의 다양한 인기 먹거리를 만나볼 수 있고 최첨단 리테일 테크를 경험할 수 있는 점이 외국인 고객들에게 적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 1월부터 2월까지 해당 점포의 전체 매출 상위 상품은 ▲부석순 2nd Single TELEPARTY ▲딸기블루베리망고스무디(즉석 스무디 기계) ▲오징어게임2 공기놀이 ▲오징어게임 랜덤달고나 ▲고피자 등인 것으로 집계됐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국내 체류하는 외국인이나 외국인 관광객들이 앨범 구매에 적극적인데 실제로 그라운드블루49점 K팝 앨범 판매 대부분이 외국인 고객들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BGF리테일의 편의점 CU도 특화 점포 및 차별화 상품을 앞세워 외국인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CU는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들의 유입이 높은 명동에 K-특화 편의점을 개점했다.
CU 명동역점은 약 43평(142㎡) 규모에 ‘상품 특화 플랫폼’이라는 주제로 매장 전면에 외국인들이 꼭 먹어봐야 하는 K-푸드를 중점으로 꾸몄다.
대한민국 대표 요리 연구가인 백종원 시리즈 진열대, 현재 품절 대란을 일으키고 있는 맛폴리의 밤 티라미수와 연세 크림빵 시리즈를 포함한 디저트 진열대, 외국인 관광객 머스트템인 바나나우유 진열대가 대표적이다.
한쪽 벽면에는 한국의 대표 라면을 만날 수 있는 40종의 라면 진열대와 컵라면 모양의 시식대를 설치해 K-라면 특화존을 구성했다. 특히 즉석 라면 조리기도 3대 배치해 직접 K-푸드 체험이 가능하도록 했다.
CU에서만 판매하는 차별화 상품도 인기다. 실제로 외국인 관광객들의 매출 상위 10개 중 절반인 5개 제품이 차별화 상품이다.
대표적으로 ‘연세 크림빵 시리즈 2종(초코, 우유)’, ‘이웃집 황치즈 크룽지’, ‘밤 티라미수 컵’ 등이 꼽힌다.
편의점업계가 외국인 고객을 공략하고 나선 건 국내 내수 시장이 고물가·경기침체 여파로 소비가 둔화되면서 성장 한계가 있어서다.
내수 부진 속에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정책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앞으로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25년 3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4로 전월(95.2)보다 1.8포인트 떨어졌다. 3개월 만에 하락 전환이다.
CCSI는 소비자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심리지표로, 100보다 크면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방한 전부터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한국 편의점에서 꼭 구매해야 하는 K-편의점 필수 구매 리스트가 활발히 공유되면서 국내 편의점 인기 상품들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며 “편의점이 단순 소비 채널을 넘어 생활 편의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