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및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춘천의 한 전원주택에서 은둔생활을 하고 있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자료사진)
“정동영 때문에...”
대선 및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춘천의 한 전원주택에서 은둔생활을 하고 있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당내 최대 라이벌인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4월 재보선 출마설로, 덩달아 자신도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데 대해 상당히 부담스러워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손 전 대표의 핵심측근은 “대표직에서 물러난 후 사람들이 잘 가지 않은 지인 장례식장까지 가는 분이었는데, 최근 언론에서 너무 집중 조명을 받다보니 이번 원혜영 원내대표 모친상에도 가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모친상을 당했고, 당 종로구지역위원장이자 당 상임고문인 그는 이번에 얼굴을 비치지 못했다.
정 전 장관과 손 전 대표는 ‘인물난’을 겪고 있는 민주당의 간판 스타들로, 이들의 정계복귀 여부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려 있는 상태. 오는 4월 재보선에서 전주 덕진 출마가 유력한 정 전 장관과는 달리, 손 전 대표는 일찌감치 이번 재보선 출마를 접었다.
측근에 따르면, 그는 한번씩 지인들을 만나기 위해 서울에 와서 종로자택에 잠시 머물다가 일이 끝나면 바로 춘천으로 가는 행보를 하고 있다. 언론 등과는 상당한 거리감을 두고 있다. 이런 손 전 대표가, 정 전 장관의 출마에 대한 관심이 자신에게까지 옮겨지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건 당연한 듯 보인다.
손 전 대표는 강태공의 심정으로 ‘세월을 낚으며’, 차기 대권을 위한 발판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새 정치에 대한 구상과 더불어 좀 더 쉽게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방법도 모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측근은 그의 복귀 시점과 관련,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면서 “여론의 향방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세상이 왜 손학규를 필요로 하는지에 대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재보선이 예정돼 있는 오는 10월쯤이 그의 복귀시점이 될 거란 관측도 나온다. [데일리안 = 박정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