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굳힌 로보락, 보급형 제품도 속속 출시
"다양한 가격대로 넓은 소비자층 겨냥"
삼성 비스포크 AI 스팀, 상반기 신제품 눈길
삼성·LG, '보안'으로 반전 카드 노리는 모습
중국 가전 업체들이 로봇청소기를 중심으로 경쟁적으로 신제품을 내보이며 국내 시장 점유율 높이기에 나선 반면 로청 후발주자로 나선 국내 업체들의 분위기는 다소 잠잠한 모습이다. 이에 이미 한국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중국 브랜드들의 올해 위상이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로보락은최근 올해 최상급 플래그십 로봇청소기 'S9 MaxV Ultra'와 'S9 MaxV Slim' 출시에 이어 보급형 'Q 시리즈'와 'Qrevo' 시리즈 본격 판매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한데 이어 입지를 더욱 다지는 차원으로 읽힌다.
이번에 새롭게 출시된 보급형 라인업 Q시리즈는 Q시리즈 3종과 Qrevo 시리즈 3종 등 총 6종이다. 지난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 2025에선 최상위 플래그십 모델 S9 MaxV Ultra(S9 맥스V 울트라)과 S9 MaxV Slim(S9 맥스V 슬림) 외에도 올 상반기 출시 예정인 Saros Z70(사로스 Z70)를 선보인 바 있다.
하이엔드급은 물론 뛰어난 기능과 합리적인 가격대를 갖춘 스마트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더욱 두터운 소비자층을 공략한다는 취지다. 로보락은 지난해 글로벌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판매량 점유율(16%)과 매출액 점유율(22.3%)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제품 출하량은 전년 대비 20.7% 증가했다.
로보락은 현재 한국을 비롯해 독일,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스위스, 터키 등 세계 주요 국가에서 1위 브랜드로 자리 잡았으며,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도 꾸준히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아울러 또다른 중국업체 드리미 역시 하이엔드 외 '가심비' 라인업인 'L40S 프로 울트라'를 출시한 상태다.
드리미 측은 "다각화되는 고객 니즈를 반영해 성능은 올리고, 가격은 낮춘 ‘가심비’ 라인으로 제품을 출시했다"며 "드리미만의 핵심 기술인 듀얼 로봇팔을 탑재해 사각지대 없이 놓치기 쉬운 모서리와 가장자리 영역까지 인식하는 엣지 청소를 실현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에코벡스 역시 올해 2월 초 4세대 물걸레 시스템 '오즈모 룰러'를 탑재한 신제품 '디봇 X8 프로 옴니'를 국내에 공식 출시한 상태다. 지난달 25일에는 창문청소 로봇인 '윈봇 미니'를 공개하며 라인업을 확대한 바 있다.
반면 국내 가전업체들의 경우 사실상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정체돼있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상반기 안으로 로봇청소기 신제품 '비스포크 AI 스팀'을 출시할 예정이지만, 아직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지난해 8월 'LG 로보킹 AI 올인원'을 출시하긴 했으나 로보락과 삼성전자 제품이 비해서는 그 점유율이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다소 높은 가격에 비해 중국 ODM 방식을 고수한 탓에 "시장 경쟁력이 다소 떨어져보인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다만 최근 '보안' 이슈가 떠오르면서 국내 가전업체들은 이를 반전 카드로 활용하려는 분위기다. 로봇청소기에도 카메라, 음성인식 등 첨단 기능이 탑재되면서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 중국 업체들도 앞다퉈 '보안' 우려 이슈를 해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경우 보안과 관련해선 아직까지 삼성-LG를 선호하는 경우가 상당히 짙다"며 "국내 업체들이 이 부분을 공략하려는 모습이지만, 일단 기능과 가격적인 부분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면 시장 점유율을 뒤집기가 당분간은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한국인터넷진흥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과 사물인터넷 보안 관련 글로벌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회의를 진행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신제품에 독자 보안 솔루션 '삼성 녹스'를 적용해 개인 정보를 보호하고 사용자 데이터를 기기 내 암호화하는 종단 간 암호화 기술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