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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마지막?… 현대차·기아, 1분기 '웃지못할 호실적'


입력 2025.04.16 12:17 수정 2025.04.16 12:17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현대차·기아, 올 1분기 호실적 예상

잘 팔았다… 미국·인도 등 해외 최대 판매

고부가 차종 중심 믹스개선·제값받기 효과

美 관세영향 2분기부터… 마지막 호실적 되나

현대차, 기아 양재 사옥 ⓒ데일리안 DB

글로벌 불확실성이 짙어진 가운데서도 현대차·기아가 올 1분기에는 흠잡을 데 없는 호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내수를 비롯해 미국, 인도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량이 크게 늘었고, 제값받기 전략과 SUV, 고부가 차종 중심 믹스개선, 고환율 기조가 수익성에 톡톡히 보탬이 돼줬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발 관세 여파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만큼, 수익 성장에는 당분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판매 확대로 매출이 증가하더라도 관세 부담으로 인해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1분기 수준의 성적표를 다시 받아보기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 1분기 매출 43조3842억원, 영업이익은 3조573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대비 각각 6.7%, 0.4% 증가한 수치다.


기아의 실적 전망 역시 밝다. 기아의 1분기 매출 전망치는 전년 대비 5.4% 증가한 27조6277억원, 영업익은 전년 대비 5.3% 하락한 3조2450억원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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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양사 매출 전망을 합산하면 71조119원으로 역대 1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지난해까지 수년째 이어진 호실적 흐름이 올 1분기까지 이어지는 모습이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짙어진 가운데서도 높은 실적이 점쳐지는 바탕에는 판매 증가가 꼽힌다. 현대차의 1분기 판매량은 100만7000대로 연간 판매 목표(417만4000대)의 24.1%를 달성했으며, 기아의 경우 77만2000대로 창사 이래 분기 최대 판매량을 달성했다.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10% 이상의 판매 증가가 이어졌고, 인도에서는 올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판매 실적을 썼다.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히 밀고 있는 고수익 차종 중심의 믹스개선과 제값받기 전략도 톡톡히 보탬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한 대를 팔더라도 '돈 되는 차'를 중심으로 판매하고, 할인 없이 제값을 받겠다는 전략은 최근 수년 간 현대차·기아의 수익 유지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았다.


실제 현대차·기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가 해외 시장에서 판매한 SUV 차량의 평균 판매가격은 7387만원, 기아는 6382만원으로, 2년 전과 비교하면 각각 1109만원, 1292만원 올랐다. 품질 경쟁력을 기반으로 SUV, 하이브리드 등 고수익 차종 라인업을 늘렸고, 여기에 고환율 기조까지 지속되며 현지 판매가격 상승에 기름을 부었다.


다만, 1분기 호실적을 2분기까지 이어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4월부터 미국 트럼프발(發) 자동차 관세 정책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미국 내 갖고 있던 재고를 우선적으로 판매하고, 미국 현지 생산을 최대화한다 하더라도 넘치는 시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선 수출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미국 내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못박은 만큼 관세 부담을 상쇄할 요인도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현대차·기아가 미국에서 판매가격 인상 없이 전년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할 경우 연간 약 10조, 판매가격을 10% 인상하고 미국 수출 대수가 20% 가량 감소한다 하더라도 연간 7조 가량의 수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 2기의 관세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4월부터의 실적이 올해 전체 실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혁진 SK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차량 가격 상승에 따른 미국 자동차 시장 위축에 추가로 미국 생산비중이 가장 높은 포드가 직원가로 판매하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고, 일단은 USMCA 충족 품목에 대해서는 관세를 적용하지 않고 있어, 현대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 수성에 비용 증가가 필연적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단기적인 수익 감소는 불가피하더라도 장기적으론 피해를 점차 줄여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선(先) 관세, 후(後) 협상'을 내세우는 트럼프 행정부 특성상 관세 조정 가능성이 열려있고, 최근 미국 조지아에 완공된 HMGMA(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가 점차 생산 능력을 최대치로 늘려가면 관세 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단 이유에서다.


이병근 LS증권 연구원은 "관세 25%가 유지될 경우 연간 최대 7~8조원 수준의 부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HMGMA 30만대 램프업(풀가동)시 4조원까지 축소가 가능할 것"이라며 "램프업 전에는 딜러 인센티브 축소 및 환율 효과 등을 통해 일부 상쇄가 가능할 것이며, HMGMA 가동률이 점차 올라오면서 관세로 인한 부정적인 효과는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제너럴모터스(GM)와의 협업을 통해 미국 시장에서 협상력이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는 앞서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GM과의 협력을 통해 미국 상용차 시장에 진입하고, 리뱃징 방식을 통한 판매 확대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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