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27홀로 구성, 아름다운 나무와 꽃이 고객 반겨
직원들과의 소통 중시 "행복한 회사 되었으면"
1975년 문을 연 YJC GC(여주 클래식 골프 클럽, 이하 여주CC)는 국내 500개 넘는 골프장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명문 골프장이다.
사실 웬만한 골프 매니아가 아니고서는 여주CC를 알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여주CC는 회원제 골프장이라는 특성상 대중 노출보다는 회원들에게 보다 많은 관심을 쏟았고 이로 인해 ‘프라이빗 골프장’의 대명사가 됐다.
여주CC는 지난해 취임한 김도훈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한 뒤 명문 골프장으로서의 가치 제고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봄꽃이 만개해 27개홀을 가득 메운 4월, 김도훈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Q : 지난해 3월 여주CC 대표이사로 취임하고 이제 1년이 조금 지났다. 김 대표께서 골프장을 맡고 크게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김도훈 대표 : 골프장 코스와 직원들에 대한 세심한 관심이다. 사실 대표로 막 왔을 때 잔디가 엉망진창이었고 회사 내부적으로도 많은 문제가 있었다. 잔디의 경우 지난해 무더위로 손상이 심했다. 그래서 큰 돈을 들여 한국형 잔디인 중지로 교체했다. 비용이 많이 들었지만 올해 역시 또 다시 폭염이 올 것으로 예상해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조직 관리는 모든 직원들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최대한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려고 한다.
Q : 하루 일과도 궁금하다.
김도훈 대표 : 새벽 3시 반에서 4시 반이면 출근을 한다. 사무실에서 오늘 할 일 등을 체크하고 나면 식당으로 가 메뉴를 점검하고 맛도 본다. 그러고 나면 밖으로 나가 이제 막 골프장에 들어오는 고객들의 골프백도 내리고, 카트도 살펴보고 나면 아침이 된다. 8시 30분에 회의하고 다시 식당에서 설거지 등을 돕고 이후에는 코스를 점검한다. 하루 평균 5번 정도 나가는데 코스 상태를 살펴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퇴근은 고객들이 모두 홀아웃하고 난 뒤 저녁 8시쯤 한다.
Q : 여주CC는 에이스 코스와 드림 코스, 챌린지 코스 등 총 3개 코스, 27개홀로 구성되어 있다. 코스 소개도 부탁드린다.
김도훈 대표 : 에이스 코스는 남성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특히 소나무를 비롯해 많은 나무가 심어져있고 이를 잘 피해가는 전략이 중요하다. 지난해 대표이사 취임 후 조경에 많은 힘을 쏟은 코스라 고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드림 코스는 페어웨이가 넓고 난도도 낮기 때문에 여성 고객들이 좋아하신다. 챌린지 코스는 곳곳에서 바위를 많이 볼 수 있고 산 정상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여주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뷰 맛집이다.
Q : 특히나 조경에 심혈을 기울인 흔적이 엿보인다. 어느 홀에서나 꽃과 잘 관리된 나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김도훈 대표 : 대표이사가 되고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이 아닐까 싶다. 기존에 있던 소나무는 물론 화살나무, 벚나무, 자작나무가 각 홀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다. 공을 치고 가다보면 이팝나무, 보리수, 영산홍, 샤스타데이지 등이 펼쳐져있어 중간에 사진을 찍는 분들도 상당하다. 조경과 잔디 관리를 위해 해외 논문까지 뒤져보며 공부를 했다. 노력의 결실이 고객들의 만족으로 전달된 것 같아 뿌듯하다.
Q : 스타벅스 커피 판매도 이색적이다.
김도훈 대표 : 식음료 매출 부분에서 상당 부분 기여한다. 실제로 스타벅스를 들이고 커피 매출이 30% 이상 증가했다.
Q : 최근 구설에 휘말린 바 있다. 지난해 말 해고된 캐디 3명 중 2명이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함을 주장하며 구제 신청에 나섰다. 하지만 노동위원회 측은 “캐디는 근로자가 아닌 특수고용형태의 개인사업자로, 계약해지는 적법한 절차에 따른 것”이라며 기각 결정을 내렸다. 다른 시기, 자진 퇴사한 또 다른 캐디는 김 대표의 성추행을 주장하기도 했다. 어떻게 된 일인가.
김도훈 대표 : 내가 왔을 때 118명의 캐디들이 있었다. 5명의 조장을 중심으로 그들이 만든 ‘자율수칙’에 따라 자체적으로 움직이는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말이 ‘자율’이었지 조장에게 부여된 권한이 너무 크고, 이로 인해 피해를 보는 캐디들이 많았다. 가령 특정 회원 라운드 시 조 배정부터 대기조 배정, 불합리한 벌금 제도 등이 그것이었다. 이게 권력화가 되어 있어 조장 제도가 불필요하다 판단했고 지난해 12월 문제가 많았던 캐디들에게 사직서를 갖고 오라 했다. 결국 조장 제도를 없앴고 지금은 투명하게 운용되고 있다.
성추행과 관련한 부분은 하도 어이가 없어 이를 묻는 지방지 기자에게 ‘나는 한 점 부끄럼이 없다.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그 분을 위하는 거라면 내게 물을 게 아니라 경찰에 신고하시라’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Q : 모든 직원들과 소통하는 것 같다. 한 명 한 명 허투루 지나가는 법이 없고, 모두에게 인사를 하는 모습이다. 이렇게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김도훈 : 내가 타이틀만 사장이지 나 역시 이곳 골프장의 구성원 중 하나에 불과하다. 취임 당시 직원들에게 ‘행복한 회사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구성원 모두가 행복해져야 회사가 행복해지고, 결과적으로 골프장을 찾는 고객들도 행복해진다. 그런 신념을 갖고 일을 한다.
예를 들어, 식당에서 일을 하시는 분들이나 프런트 직원들은 오랫동안 일을 하며 한 번도 이 아름다운 코스를 구경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적어도 1년에 4번, 봄과 여름, 가을, 겨울 계절별로 코스를 보여주겠다고 했다. 일명 코끼리 열차이며 내가 직접 카트를 운전해 이들을 태우고 다닌다.
회사에 대한 프라이드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가령, 특정 시간대 골프장 예약이 비어있으면 누구든 가족들을 데리고 와 캐디피만 내고 공을 치라고 한다. 골프장 입장에서는 그린피와 카트피를 받지 않아 손실이지만 애사심을 고취시킬 수 있어 결과적으로 이득이다. 심지어 식사도 무료 제공이다. 직원들 모두 어제보다 조금이라도 더 행복한 하루를 보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