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이 활약하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홈구장 올드 트래포드(Old Trafford)의 애칭은 꿈의 구장(The Theatre of Dreams)이다.
잉글랜드의 축구영웅이자 맨유 전설인 보비 찰튼에 의해 붙여진 이 별칭 때문일까. 맨유는 홈에서만큼은 웬만해서 지지 않는 경기를 펼쳐왔다.
올 시즌 그 강세는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최악의 원정 성적에도 불구하고 올드 트래포드에서는 무패 행진(13승1무)을 달리고 있다. 각종 컵대회와 유럽 대회까지 포함하더라도 패배가 없다. 올드 트래포드에 무슨 비밀이라도 있는 것일까. 그래서 찾았다. 박지성이 뛰고 있는 ´꿈의 극장´을.
박지성의 미친 존재감.
맨체스터 시내에서 트램을 이용하면 올드 트래포드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 트램역 명칭이 ´올드 트래포드´이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도보로 약 10분 정도 걸으면 맨유의 레전드 3인방 ´데니스 로-보비 찰튼-조지 베스트´의 동상과 함께 올드 트래포드 스타디움의 웅장한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올드 트래포드 박물관
맨유와 올드 트래포드의 역사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박물관과 스타디움 투어는 북쪽 스탠드에 위치한 센터(일종의 매표소)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보통 인터넷 예매를 통해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박물관과 스타디움 투어를 동시에 즐길 수 있으며 박물관만 이용할 수도 있다. 물론 그에 따른 가격은 제각각.
박물관&스타디움 투어.
7번 전설의 시작! 조지 베스트.
박물관 입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맨유 7번 전설´의 효시라 할 수 있는 조지 베스트였다. 1968년 발롱도르(유럽최우수 선수상) 수상자인 그는 2005년 간이식 수술에 의한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화려한 개인기와 득점력을 갖췄던 그는 지금의 크리스티아노 호날두를 연상시킬 만큼 자유분방한 선수였다.
리버풀과 함께 리그 최다우승 기록(18회)를 보유하고 있는 맨유의 발자취는 화려함 그 차제다. 박물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우승 트로피는 맨유라는 구단이 얼마나 대단한 클럽인지를 다시 한 번 더 느끼게 한다. 그리고 그 역사 한 가운데 한국인 박지성이 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자랑스러운 사실이다.
맨유의 우승 트로피.
역대 맨유 선수들의 이름이 새겨진 벽, 박지성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맨유의 역대 유니폼.
맨유 7번 전설, 에릭 칸토나.
박물관은 총 두 개 층으로 구분되어 있다. 입구가 3층에 있고 계단을 통해 2층으로 내려갈 수 있다. 2층은 맨유의 역대 레전드와 유니폼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보비 찰튼, 데니스 로, 조지 베스트, 브라이언 롭슨, 스티븐 브루스, 에릭 칸토나, 로이 킨 등 전설적인 선수들이 직접 사용했던 유니폼과 축구화 등이 선수별로 전시되어 있다.
맨유하면 빼놓을 수 없는 두 감독의 흔적도 박물관 곳곳을 확인할 수 있다. 1968년 맨유에게 유러피언 컵(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을 선사한 매트 버스비 감독과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가장 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25년 넘게 맨유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그 주인공.
알렉스 퍼거슨 감독.
지금의 맨유는 두 감독에 의해 만들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버스비 감독은 1958년 뮌헨 참사의 아픔을 이겨내고 맨유를 다시금 일으켜 세웠고, 퍼거슨 감독은 1999년 잉글랜드 클럽 최초의 트레블(리그, FA컵, 챔피언스리그)을 달성하며 맨유를 세계 최고의 클럽으로 만들었다.
박물관을 통해 느낀 맨유는 뭔지 모를 특별함이 있는 클럽이었다. 단순히 우승 트로피가 많았기 때문은 아니다. 아마도 위대한 감독과 뛰어난 선수들 그리고 아픈 역사를 딛고 일어선 드라마가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데일리안 스포츠 = 안경남 기자]
2010-11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맨유 vs 마르세유 (16일 오전 4시45분 / 올드 트래포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