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졸부?’ 몸값 아닌 몸으로 보여줬다
부자 구단주 등에 업은 첼시-맨시티 정상 등극
졸부 폄하 곤란..절박한 상황 투혼-조직력 돋보여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맨체스터 시티와 첼시, 프리미어리그의 신흥강호로 부상한 두 팀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머니파워’다.
바로 갑부 구단주를 등에 업고 막대한 투자를 통해 슈퍼스타와 명장들을 영입, 단기간에 전력이 급성장했다는 얘기다.
맨시티는 44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첼시는 창단 이래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잉글랜드 전통의 강호로 꼽히던 맨유와 아스날은 무관에 그쳤고, 리버풀도 칼링컵 우승에 만족해야했다.
맨유나 아스날처럼 머니파워보다는 내부에서의 유망주 육성이나 구단의 명성을 앞세운 선수 영입으로 강팀을 유지해온 전통의 강호들 입장에서는 이들의 약진이 반갑지 않다.
그들이 내세우는 명분은 ‘돈으로 클래스를 살수는 없다’는 것이다. 기존 강호의 시선에서 맨시티나 첼시는 그저 운 좋게 부자 구단주 지갑을 등에 업고 잘난척하는 ‘졸부’일 뿐이다.
사실 결과만 놓고 보면 그리 말할 수도 있다. 맨시티와 첼시가 유럽을 대표하는 강호로 성장하기까지 투자한 선수들의 몸값만 한화로 몇 조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금액인 만큼 결코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정상에 도달하기까지 보여준 과정은 단순히 ‘돈으로 우승을 샀다’로 폄하해 단정하기에는 억울한 부분이 많다.
맨시티와 첼시는 단지 우승이라는 결과를 떠나 그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연이은 반전 드라마와 짜릿한 명승부로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맨시티는 퀸즈파크 레인저스와의 최종전에서 인저리타임에만 기적 같은 연속골을 작렬하며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첼시는 ‘2011-12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6위에 그쳤지만, 감독 교체 이후 챔피언스리그에서 나폴리(16강)-바르셀로나(4강)-뮌헨(결승)을 상대로 매 라운드마다 예상을 깨는 기적의 반전드라마를 쓰며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흔히 슈퍼스타들이 모인 팀은 너무 개성이 강하다보니 융화가 안 된다, 조직력이 약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다. 맨시티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시즌 막판 맨유와의 승점차가 크게 벌어지며 절박한 상황에 놓였을 때, 맨시티 선수들이 불사른 투혼과 집중력은 그들이 역전 우승을 차지할 충분한 자격이 있음을 입증했다.
적어도 올 시즌의 첼시는 전력 면에서 우승권과 멀어 보였다. 몇 년간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을 퍼붓고 슈퍼스타들을 쓸어 담으며 승승장구할 때도 들어 올리지 못한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전성기가 지나 노쇠하고 있다는 평가를 들었던 상황에서 베테랑들이 주축이 되어 값진 우승을 일궈냈다.
팀 개편의 1순위로 꼽히던 드록바는 감독 교체 이후 거짓말처럼 부활, 바르셀로나전과 뮌헨전 승리를 이끌며 첼시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퀸즈파크전 인저리타임에서 맨시티가 보여준 투혼과 바르셀로나/뮌헨전에서 무너질 듯 무너질 듯하다 되살아나던 첼시의 저력은 그들에게 붙여진 ‘몸값’이 얼마인가와는 별개로 온전히 선수들의 투혼과 열정으로 빚어낸 승리였다.
물론 올 시즌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도 꾸준히 강팀의 전통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확실한 것은 올 시즌만 놓고 보면 ‘챔피언’에 오를 자격이 충분한 팀이라는 것을 몸값이 아닌 몸으로 보여줬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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