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기호에 맞춰 진화했다”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
‘모노극→2인극’ 갈등구조·인과관계 강조
김운기 연출 “두 가지 버전 가져 행복하다”
사랑에 서툰 천재 물리학자 프로페서V가 치명적 매력의 드라큘라 백작의 유혹에 이끌려 파멸로 빠져든다는 이야기,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가 3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이번 공연은 소극장에서 중극장으로 스케일을 키운 것은 물론, 캐릭터를 강화하고 드라마를 보충해 모노극에서 2인극으로 형식을 탈바꿈해 눈길을 끈다. 이 같은 변화는 대중들의 기호에 맞추기 위한 제작진의 포석이다.
13일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열린 미디어콜에 참석한 김운기 연출은 “한 사람의 풀 스토리를 담은 것보다는 두 사람의 인과관계, 갈등 구조가 선명한 작품이 대중들의 기호에 더 적합하지 않느냐는 프러포즈가 있었고 이를 받아들였다”며 “두 가지 버전의 ‘마마, 돈 크라이’를 갖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안무와 음악도 역시 2인극에 걸맞게 대폭 보강됐다. 최인숙 안무와 박정아 작곡가는 두 캐릭터의 개성을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입을 모았다.
최인숙 안무는 “드라큘라 부분은 정적으로, 프로페서V는 동적으로 갔다. 특히 ‘하프맨 하프 몬스터(Halfman-half monster)’에 나오는 두 사람의 움직임에 가장 초점을 맞췄다. 그 부분에 두 사람의 대비되는 모습이 가장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박정아 작곡가도 “드라큐라의 모습을 형상화하기 위해서 테마적인 음악이 추가됐다. 두 사람의 심리 상태를 드러낼 수 있는 4~5곡 정도가 추가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운기 연출은 공연 내용과 제목의 연관성이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는 일부 관객들의 지적에 대해서도 자세한 설명을 곁들였다.
김운기 연출은 “자식들의 아이덴티티는 온전히 부모님, 특히 어머니로부터 왔다는 게 우리 모두의 생각이다. 현실의 어떤 조건이 물려받은 나의 모습과 불일치 할 경우, 변화된 모습에 어떤 대가를 생각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며 “이런 동화 같은 이야기의 단초들은 어머니로부터 왔다. 어머니에 대한 죄송스럽고 미안한 마음을 응축하기 위한 뜻에서 ‘마마, 돈 크라이’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사랑이 두려운 순수한 프로페서V 역은 송용진 허규 임병근이 캐스팅됐으며, 프로페서V와 팽팽한 대립을 이루는 드라큘라 백작 역은 고영빈과 장현덕이 맡는다. 작은 실수 하나도 용납되지 않는 2인극인 만큼 부담이 적지 않지만, 작품에 대한 애착은 그만큼 강했다.
“인간이 파멸해가는 스토리를 갖고 있어 표현할 수 있는 모습이 많다”고 프로페서V 역을 소개한 송용진은 “특히 연기 쪽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장현덕은 “(드라큘라 백작은) 판타지적인 인물이라 고민이 많았다. 대본에 드러난 중성적이면서도 강렬하고 사악한 모습에 초점을 맞췄다”고 연기의 주안점을 밝혔다.
김운기 연출은 “대한민국 톱배우들이 모였다. 공연을 보면 왜 이 다섯 명의 배우를 캐스팅했는지 알게 될 것”이라며 배우들에 대한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한층 업그레이드 된 구성과 중독성 강한 음악으로 관객들을 매료시키고 있는 뮤지컬 ‘마마, 돈크라이’는 5월 26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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