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생중계, 고속 슬라이더 범가너와 한판
샌프란시스코 좌완 범가너와 선발대결
‘미래 에이스’ 24세 벌써 3년차 풀타임
메이저리그 공식 데뷔전을 치르는 류현진(26·LA 다저스)이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만났다.
샌프란시스코는 3일(한국시각) 다저 스타디움서 열리는 ‘2013 MLB' LA 다저스와의 2차전 선발투수로 좌완 메디슨 범가너(24)를 예고했다. 범가너는 메이저리그 전체 2선발 가운데 최강이다. 범가너는 류현진보다 두 살 어린 1989년생이지만 벌써 올해로 풀타임 메이저리거 3년차다.
다저스 타선이 스프링캠프에서 왼손 투수를 상대로 빈타에 허덕였다는 점을 떠올릴 때, 타선 지원 보다는 상대 타선을 틀어막아야 하는 부담이 따르는 데뷔전이 될 전망이다. 류현진 데뷔전은 케이블 MBC스포츠플러스가 오전 10시50분부터 한명재 캐스터와 허구연 해설위원의 중계로 현지 위성 생중계한다. MBC TV를 통해서도 동시 생중계 된다.
많은 면에서 류현진과 닮았다. 사우스 칼드웰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곧바로 프로에 뛰어든 범가너는 류현진이 베이징올림픽에서 활약을 펼치던 2008년부터 발군의 기량을 선보였다.
첫 해인 2008년 싱글 A에서 15승3패, 평균자책점 1.46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기대를 증폭시켰다. 데뷔 두 번째 시즌인 2009년에 메이저리그에 승격해 데뷔전을 치르기도 했다. 당시 네 차례 등판, 한 차례 선발 등판해 승패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10이닝동안 고작 2실점만 허용했다. 2009년에 범가너는 싱글 A와 더블 A를 통틀어 12승2패, 평균자책점 1.85로 괴물의 면모를 선보였다.
2010년 트리플 A에서 7승1패, 평균자책점 3.16으로 재능을 인정받은 그에게 샌프란시스코는 메이저리그 재승격이라는 기회를 줬고 18경기 선발 등판에 7승6패, 평균자책점 3.00의 기록으로 화답했다. 또 한 차례 월드시리즈에 나가 무실점 호투하며 1승을 챙기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주저 없이 2011년부터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기용했다.
풀타임 첫 시즌인 2011년 13승 13패, 평균자책점 3.21을 기록하며 미래의 샌프란시스코 에이스임을 인정받은 범가너는 급기야 지난해 16승 11패, 평균자책점 3.37과 함께 월드시리즈에서 1승을 올리며 팀의 정상을 이끌었다.
무엇보다도 범가너의 지난 시즌 16승은 샌프란시스코 투수 역사를 다시 쓴 대기록이다. 지난 1998년 커트 로이터가 16승을 올린 이후 샌프란시스코 좌완투수로는 한 시즌 최다승 타이 기록이고, 23세 이하 샌프란시스코 선수로는 지난 1934년 할 슈마허가 16승을 기록한 이래 78년 만에 작성된 것이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서둘러 범가너와 장기 계약을 맺었다. 5년 계약을 맺음으로써 2017년까지 샌프란시스코에서 뛰게 됐고 2018년과 2019년에는 옵션이 걸려 있다. 2018년 옵션은 구단과 선수 본인 모두 옵션이, 2019년은 구단에만 옵션이 있는 계약이다.
재미있는 것은 범가너가 류현진과 같은 좌투우타라는 점. 류현진은 원래부터 오른손잡이임에도 부친의 훈련에 따라 왼손으로 던져 특이하게도 좌투우타인데 범가너 역시 좌완투수지만 타석에서는 오른쪽에 선다.
류현진으로서는 만만치 않은 상대다. 류현진이 잘 던지더라도 승리투수가 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LA 다저스는 범가너를 상대로 지난해 8월 21일 8이닝동안 무려 삼진 10개를 당하며 4안타 무실점으로 묶여 패했다. 범가너를 상대로 승리한 것이 지난 2011년 9월 23일의 일이다. 류현진으로서는 상대 에이스보다 더 강한 투수를 만난 셈이다.
하지만 류현진도 지난달 29일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인 LA 에인절스전에서 4이닝 동안 고작 47개의 공을 던지며 퍼펙트를 기록, 만만치 않은 투구를 과시했다.
뉴욕 자이언츠와 브루클린 다저스였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라이벌의 맞대결은 '젊은 피' 류현진과 범가너의 정면 승부로 더욱 흥미진진하게 됐다. 류현진이 샌프란시스코는 물론 미래의 최고 에이스감인 범가너와 맞대결에서 승리한다면 그의 주가는 더욱 올라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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