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 위하기? 슈퍼갑 의원들 특권은 왜 안내려놓나
새누리당 '무공천 원칙', 민주당 '전당원 투표통해 결정한다지만...'
여야 대선 공통 공약이었던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법안이 6월 임시국회에서는 상당히 처리될 전망이다. 하지만 여전히 의원 ‘개인’에 한정된 특권 내려놓기일 뿐 보다 근본적인 특권인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해서는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여야는 지난해 국회쇄신특위를 통해 합의한 △국회의원 겸직 및 영리업무 금지법 △국회의원 연금 폐지법 △인사청문제도 개선법 △국회 폭력행위 근절법 등 4개 국회법 개정안에 합의했다.
최근 새롭게 원내사령탑에 오른 여야 원내대표들도 국회 쇄신법안 처리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31일 회동을 통해 해당 법안들의 6월 국회 처리를 합의했으며,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런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최 원내대표는 연설에서 “특권 내려놓기 법을 6월 국회에서 처리할 것”이라면서 “의원 겸직·영리업무 금지, 전직 국회의원 지원금(연금) 축소, 국회폭력 처벌 강화 등이 그 내용”이라고 밝혔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도 5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미 여야가 합의한 국회의원의 겸직 및 영리업무 금지, 국회의원 연금 폐지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라며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자기 혁신의 의지를 보이는 차원에서 앞장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같은 당 전병헌 원내대표도 지난달 31일 의원 워크숍에서 의원연금 폐지 등 정치쇄신법안 4개를 6월 임시국회에서 우선 처리할 법안으로 선정해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의원들의 변호사·교수 등의 겸직과 영리 활동 금지를 담은 ‘국회법 개정안’ △19대 의원들부터 연금 혜택을 폐지하는 ‘헌정회 육성법 개정안’ △국회 폭력의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이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대 특권인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정당공천’ 폐지에는 여야 온도차 명확해
여야 모두 특권 내려놓기에 열정을 보이고 있지만 정작 최대 특권 중 하나인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 정당공천 폐지’를 두고는 여야가 확실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기초단위 선거는 중앙정치를 대변하기보다 지역주민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생활정치가 돼야 하지만 공천권이 사실상 지역 국회의원에게 예속되어 있기 때문에 지역 현안보다는 국회의원의 눈치를 보거나 중앙정치 이슈에 휘둘리기 쉬운 구조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
지난 4월 재보선에서 이미 무공천을 실천한 새누리당은 무공천 확대 방안을 두고 내부 논란이 과열되는 상황이지만, 무공천 원칙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3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광역 차원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기초 단위는 무공천이 대선 공약이기 때문에 4월 재보선처럼 일관된 (무공천) 입장”이라고 말했다.
홍문종 사무총장도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선 공약을 지키는 차원에서 10월까지는 무공천으로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내년 6월 지방선거와 관련해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공천을 전부 다 없애기에는 새누리당도, 민주당도 분위기가 좀 그런 것 같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밝혔다.
반면, 지난 4월 재보선에서도 무공천을 실천하지 못한 민주당은 여전히 내부 논란 속에 뚜렷한 방향을 정하지 못한 채 결국 전(全) 당원 투표를 통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찬반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어느 쪽으로 결정될지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당 내에서는 이용섭 의원 등 호남의 상당수 의원이 공천권 폐지에 찬성하고 있지만 같은 호남이 지역구인 박지원 의원 등은 공천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수도권은 공천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쪽이 우세하다. 당내 일각에서는 필요하다면 대선 공약도 파기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지난 4일 지방4대 협의체장과 가진 면담에서 “정당공천제 폐지 문제는 지난 대선에서 양당 모두 얘기한 사안”이라면서도 “위헌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고 공천제를 폐지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실효성 있는 공천제도가 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국회 안전행정위 야당 간사인 이찬열 민주당 의원도 “정당공천 폐지는 보완할 점이 많이 있다”며 “특히 여성이나 노약자에게는 지방의회 진출이 너무 어렵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차원에서 여야가 다 같이 고민하고 있다”고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김한길 대표는 정당공천 폐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는 최근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시도당을 활성화해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본을 갖도록 해야 한다. 교과서적으로 정당정치를 하자는 것”이라며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여부도 중요하다. 전 당원 투표에 부칠 것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상향식 공천 제도화를 분명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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