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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사태' 가장 껄끄러운 기업은?


입력 2013.06.17 17:18 수정 2013.06.17 17:49        박영국 기자

한진그룹 계열 정석기업 보유 한진빌딩 연일 집회시위

오너간 친분도 있는데 방 빼랄 수도 없고...

한국일보 노조 비상대책위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진빌딩 내 15층 편집국 입구 계단에서 사주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연합뉴스
편집국 폐쇄조치라는 사상초유의 사태로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한국일보 노사에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상황이 유난히 껄끄러운 대기업이 있다. 바로 한국일보에 '세'를 주고 있는 한진그룹이다.

17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한국일보가 입주해 있는 한진빌딩 신관은 한진그룹 계열사인 정석기업 소유다. 정석기업은 한진빌딩 본관과 신관을 비롯, 부산 정석빌딩과 인천 정석빌딩을 보유한 회사로, 이들 건물에 대한 임대사업이 주력 매출원이다.

최근 대한항공이 (주)한진 보유지분 전량을 정석기업에 매각하면서 상호출자제한을 피하게 됐지만, 정석기업은 한때 '대한항공-정석기업-한진-대한항공'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의 한 축을 이뤘을 정도로 한진그룹 내에서 위상이 결코 작지 않다.

정석기업의 지분율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7.2%, 조 회장의 친족들까지 포함하면 41%에 달한다. 대한항공은 4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정석기업의 주력 사업장 내에서 사단이 났다. 누가 옳고 그르건 간에 부부싸움을 요란하게 하면 집주인 입장에서는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 한진그룹이 딱 그 상황이다.

1층 로비에서는 연일 한국일보 노동조합 기자들이 집회를 벌이고 있고, 언론에서 한국일보 사태가 보도될 때도 항상 '한진빌딩'이 함께 언급된다.

통상 임대인과 세입자간 관계에서 갑을 관계는 뚜렷하다. 당연히 임대인이 '갑'이다. 세입자가 소란을 피우거나 규정을 어기면 제재를 가하거나 하다못해 항의라도 할 수 있다.

하지만 한진그룹은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세입자가 대기업 입장에서는 함부로 하기 힘든 업종에 속해 있는데다, 양쪽 오너 사이의 관계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장재구 한국일보 회장은 돈독한 사이로 재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두 오너는 '사진 촬영'이라는 공통의 취미를 매개로 깊은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은 지난해 말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장 회장으로부터 사진 촬영에 대한 조언을 받았다며 둘 사이의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또한 두 회장은 회사 차원이나 혹은 개인 차원의 행사에도 서로 빠지지 않고 참여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일보가 한진빌딩에 입주한 배경도 이같은 두 오너의 친분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세입자' 한국일보가 좀 소란을 피웠다고 해서 '집 주인' 한진그룹이 싫은 내색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한편 재계 일각에서는 한국일보가 수익성 악화로 정석기업 측에 건물 임대료를 제때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으나, 확인 결과 사실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정석기업 부동산관리 담당부서로부터 한국일보가 임대료를 정상적으로 납부하고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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