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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밸리록페 ‘수십 톤 무대 공수, 소리 없는 전쟁’


입력 2013.07.15 09:49 수정 2013.07.15 13:54        김형섭 객원기자
ⓒ CJ 이엔엠
페스티벌 측에서 해외 아티스트를 섭외할 때 섭외비보다 더 깐깐한 조건에 봉착하는 것이 바로 무대 구현 가능 여부다.

보통의 해외 아티스트 경우 수십 톤에 달하는 조명과 비디오 장치, 본인들만의 특별 스테이지를 고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무리 섭외비가 맞고 일정이 가능해도 특별 무대를 수용할 무대 장치나 여건이 어려울 때는 눈물을 머금고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반면 치밀한 준비 없이 무작정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인 욕심 때문에 공연 도중 무대가 무너졌다는 아찔한 소식이 전해지기도 한다.

올해로 5회를 맞이하는 안산밸리록페스티벌 역시 3일 간 80여 팀의 국내외 아티스트가 참여하다 보니 무대 구현에 대한 고민과 에피소드가 다양하다. 매년 해외 아티스트 경우만 해도 40개에 가까운 컨테이너가 공수되고 있으며 내용에 따라 무게는 천차만별, 아티스트 섭외료 만만찮은 항공료가 동원되고 있다.

올해 역시 제작진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먼저 27일 헤드라이너로 참가하는 스크릴렉스(Skrillex)는 컨테이너 한대 분량의 1.8톤 우주선 스테이지를 유럽에서 직접 들여오겠다고 나섰다. 이는 후지록페스티벌에서 사용되는 무대의 공수 일정이 도저히 나오지 않았기 때문. 국내에서 직접 제작하자는 제안까지 나왔으나 결국은 유럽에서 제작한 세트를 직접 들여오는 것으로 극적 타결을 맺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제작한 엄청난 특효 장치와 레이저 연출도 추가되어 제작진으로는 상당히 까다로운 무대가, 관객들에게는 최상의 연출력이 동원된 무대가 준비될 예정이다.

29일 마지막 날 헤드라이너인 나인인치네일스(NIN) 역시 만만치 않다. 매번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무대 연출을 보여준 이들은 이번 공연에도 이색적인 조명과 비디오 연출을 고집하고 있다. 마돈나, 이글스 등과 작업했던 르로이 베넷이 프로덕션 및 조명 디자인을 맡았다. 이미 한국에서는 비, 빅뱅의 라이브를 함께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올해는 비욘세, 폴매카트니의 라이브를 함께했다.

다량의 스트로브 조명과 명암이 급박하게 교차되는 공연 연출로 인해 간질이나 심장 질환이 있는 관객은 무대 가까이서 공연을 관람하는 것은 자제해야 할 정도. 이번 공연을 위해 산 속에서 별도의 리허설을 해 보기도 했다는 이들은 역시나 25톤 분량의 무대, 스탠드형 비디오월과 조명월을 직접 공수해 오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26일 헤드라이너인 큐어는 무대 장치보다 무시무시한 러닝타임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지난 코첼라 페스티벌에서 무려 32곡을 3시간 넘게 연주한 이들 때문에 공연 규정을 어길 시 분 당 벌금을 내야 하는 주최 측에서는 30번 째 곡이 시작하는 순간 메인 스피커를 꺼버렸다고 한다.

무대 위 엠프 소리만 둥둥 울려 퍼지는 와중 31번 째 곡이 시작하자 스크린이 꺼졌고 32번째 곡이 시작하자 무대 위 모든 전원이 꺼져 버렸다. 안산밸리록페스티벌에도 3시간 러닝 타임을 요청한 이들에 CJ E&M 측은 “안산밸리록페스티벌은 페스티벌 전용부지에다 소음 규정이 없기에 초과될 시 전원을 뽑지는 않겠지만, 끝날 줄 모르는 공연이 이어질까 봐 내심 걱정은 하고 있다. 관객들에게는 최고의 무대가 될 것”이라고 속내를 전했다.

헤드라이너들 외에도 더 엑스엑스(THE xx)는 특유의 몽환적 분위기 연출을 위해 일반 공연에 쓰이지 않는 특수 장비들이 공수될 예정이다.

추가로 마이블러디발렌타인(My Bloody Valentine)의 경우 워낙 공연 출력 데시벨이 커서 귀마개를 착용해야 할 정도. 야외 페스티벌 경우 볼륨은 더 커져서 들고 있는 맥주가 흔들릴 정도이기에 관객들의 귀 보호에 각별히 신경쓰라는 주문이 이어졌다. 또한 투어 매니저가 깐깐하기로 유명해 매일 매일 이메일로 모든 것을 체크하고 있어 제작진의 고충이 이만 저만이 아니라고 한다. 다만 그 만큼 멋진 공연이 될 것은 확신한다고.

올해는 그린 스테이지는 밸리록페 사상 최초로 빅탑 스테이지보다 해외 아티스트의 숫자가 많은 해이다. 그 만큼 무대 사이즈부터 음향, 조명, 영상 등 모든 프로덕션의 규모가 커졌다고 한다.

안산밸리록페스티벌 측은 “해외 이상의 무대 퀄리티를 구현하기 위해 빅탑 스테이지 경우 200톤의 무대 장치가 거뜬한 스틸 트러스를 해외에서 공수해 사용하고 있다. 아티스트의 네임 브랜드도 중요하지만 결국 관객들에게 보여줘야 하는 건 그만큼의 수준 높은 공연. 그러기 위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공 들인 무대 장치 및 투자들이 상당하다. 매년 해외 아티스트와 무대 연출에 대한 협상은 골치 아프지만 최고의 무대가 구현되고 난 후에는 말로 다 못할 보람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올해 2013 안산밸리록페스티벌은 해외 유명 페스티벌과 유사한 라인업 구성을 만들어내며 ‘현재진행형 록페’ ‘미리 보는 록페의 미래’라는 호평을 받았다. 눈에 보이는 라인업 구성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 중요하게 신경 쓰고 있는 무대 연출은 올해도 상상 초월의 공수 작업과 함께 최고의 무대로 구현될 예정이다.

안산밸리록페스티벌은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안산 대부도바다향기테마파크에서 여름 록 페스티벌의 시작을 알린다.

김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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