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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현진 화려한 연착륙…전반기 A+


입력 2013.07.13 08:03 수정 2013.07.13 08:08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전반기 7승 3패 평균자책점 3.09 ‘기대 이상’

높아진 눈높이 ‘15승-2점대 평균자책점’ 기대

류현진 ⓒ 연합뉴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LA다저스)이 11일(한국시각) 전반기 마지막 등판인 애리조나 원정을 끝으로 메이저리그 데뷔 첫 시즌의 반환점을 돌았다.

마치 루키라는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데뷔 첫해 이미 7승(3패)을 수확했다. 하지만 전반기 마무리는 다소 아쉬웠다. 애리조나 원정에서 5이닝 5실점(7피안타) 했다.

다행히 팀 타선 폭발로 패전투수는 면했지만, 내용면에서는 올 시즌 들어 가장 좋지 못했다. 5실점 경기는 4월 21일 볼티모어와의 더블헤더 1차전 이후 처음이다. 6이닝을 채우지 못한 것은 지난 5월 18일 애틀랜타전 이후 두 번째. 8경기 째 이어왔던 연속 퀄리티스타트 기록도 중단됐다.

특히, 평균자책점 2점대를 수성하지 못한 게 가장 아쉽다. 류현진은 애리조나전 이전까지 평균자책점 2.82. 그러나 이날 5실점 모두 자책점으로 기록, 평균자책이 3점대(3.09)로 치솟았다. 올 시즌 첫 완봉승을 거둔 지난 5월 29일 LA 에인절스전 이후 40일 가량 지켜온 2점대 자책점이 처음 무너진 것. 류현진도 이날 경기 후 “선발투수로서 제몫을 하지 못했다. 컨디션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못한 것”이라며 스스로에게 책임을 돌렸다.

하지만 애리조나전 부진에도 류현진의 전반기는 ‘화려한 연착륙’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훌륭했다. LA 다저스에 입단할 때만 해도 엇갈린 평가를 받았다. 박찬호, 김병현 등 소위 ‘코리안리거 1세대’ 이후 오랜만에 메이저리그에 등장한 한국인 선발투수인 데다 이전 선배들과 달리 마이너리그를 거치지 않고 한국프로야구에 곧바로 빅리그로 진출했다는 점에서 의문부호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류현진은 개막과 동시에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해 부동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8승5패 평균자책점 1.93, QS 15회)와 다저스의 실질적인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팀 내 다승, 평균자책점, 퀄리티스타트 모두 커쇼 다음가는 수치였고, 승률(0.700)은 팀 내 1위를 기록할 만큼 다저스의 승리 보증수표로 자리매김했다.

류현진 전반기에 A+를 줄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 꾸준함과 위기관리 능력이다. 선발투수로서 꾸준함의 상징인 이닝 소화력에서 류현진은 116.2이닝을 책임졌다. 18경기 중 16경기에서 6이닝 이상, 5이닝 전 조기 강판된 경우 단 한 차례도 없었다. 한 경기 최다실점도 5실점(2회)에 그쳤을 만큼, 급격히 무너진 경기가 거의 없었다. 선발투수 덕목으로 꼽히는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도 무려 14차례나 기록했다.

가벼운 발등 타박상으로 보호차원에서 한 차례 로테이션을 건너뛴 것을 제외하면 커쇼와 함께 큰 부상 없이 안정적으로 선발진을 지켰다. 시즌 초반 극도의 부진에 허덕이던 다저스가 여름 들어 본격적인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었던 데는 류현진 활약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시즌 개막 전만 하더라도 류현진을 의심의 눈초리로 지켜봤던 현지 언론들도 이제는 하나같이 호의적인 반응 일색이다. 돈 매팅리 감독 역시 류현진의 전반기에 대해 "꾸준하게 좋았다. 이번 시즌 좋은 투수를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하며 만족했다.

관건은 후반기에도 류현진이 그간의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느냐는 점이다. 국내에서는 류현진이 데뷔 첫해 풀타임 선발 소화와 함께 두 자릿수 승리와 3점대 중후반의 자책점이라면 성공적이라는 전망이었다. 하지만 전반기 활약으로 이제 목표의 상향조정이 불가피해졌다. 큰 부상이 없다면, 두 자릿수 승리 돌파는 충분히 가능할 전망이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200이닝 이상 돌파도 가능하다.

하지만 2점대 평균자책점 진입과 15승 이상을 노린다면 좀 더 페이스를 끌어올릴 필요도 있다. 류현진은 아직 홈(4승1패 평균자책점 1.90)과 원정(3승2패 평균자책점 4.42)에서 기복이 심하다. 빡빡한 메이저리그 일정을 처음으로 소화하는 류현진이 후반기에 체력문제를 드러낼 수 있다는 우려도 아직은 변수다. 애리조나전에서의 일시적인 부진이 류현진에게 이보 전진 위한 일보 후퇴의 전화위복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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