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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하신 몸‘ 류현진, 오버페이스 엄금


입력 2013.07.22 08:51 수정 2013.07.23 06:56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지역언론, 후반기 다저스 운명 좌우할 변수 중 하나로 꼽아

다저스, 선두 0.5게임차 상승세..류현진 어깨 무거워져

류현진 ⓒ 연합뉴스

류현진(26) 소속팀 LA 다저스가 선두 애리조나를 반게임차 압박하고 있다.

시즌 초반만 해도 꼴찌에 머물러 ‘들인 돈이 아깝다’ ‘감독 경질설’ ‘시즌 포기설’에 휩싸였던 다저스가 전반기 막바지부터 가공할 상승세(25경기 20승)를 타더니 어느덧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한때 10게임차까지 벌어졌던 선두 애리조나와의 승차는 불과 0.5.

다저스가 큰 위기를 극복할 수 있던 배경에는 류현진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부동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 류현진이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꾸준히 이닝이터 역할을 한 덕에 선발진이 붕괴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 개막 이후 18경기에 등판해 7승(3패)을 올렸고, 다저스는 류현진이 등판한 경기에서 12승6패라는 높은 승률일 기록했다.

이제 관심은 류현진이 후반기에도 이 정도로 놀라운 활약을 이어갈 수 있느냐다. LA 타임스는 시즌 후반기를 전망하며 다저스 성적을 좌우할 중요한 변수 중 하나로 류현진을 거론했다.

물론 시즌 초반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당시에는 메이저리그에서 검증되지 않은 류현진 활약 자체에 대한 물음표였다면, 이제는 류현진이 다저스 선발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는 점에서 그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류현진은 전반기에 116.2이닝을 소화했다. 경기당 평균 6.2이닝에 이른다. 후반기 일정상 류현진이 14~15게임 등판한다고 봤을 때, 종료시점에는 200이닝을 훌쩍 넘기게 된다. 국내에서도 200이닝을 넘긴 시즌은 단 2회. 2년차였던 2007년 이후로는 더 이상 200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에이스로 활약했던 한화 시절에는 일주일에 한 번만 등판하는 경우도 많았다. 미국에서는 빡빡한 일정으로 5일 만에 한 번씩 등판하는 로테이션에 적응해야했다. 원정 때마다 한국과는 비교도 안 되는 장거리 이동을 감수해야하는 것도 또 다른 애로사항이었다.

꾸준히 6~7이닝을 소화하는 안정감은 비슷하지만, 사실 국내 시절에 비해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느끼는 심적인 부담감은 더 클 수밖에 없다. 국내무대에서는 타자들을 압도하는 구위를 바탕으로 스스로 완급조절이 가능했다면, 메이저리그에서는 모두 처음 상대하는 선수들인 데다 파워는 훨씬 월등하다. 유인구가 많아지다 보니 투구수가 늘어나고 매 이닝 전력투구를 하면서 체력소모도 클 수밖에 없다.

한편, 훌륭한 전반기를 보냈던 류현진의 몇 안 되는 약점이 홈과 원정에서의 격차가 컸다는 점이다. 그리고 휴식일이 짧아질수록 투구내용도 좋지 못했다. 류현진은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었던 애리조나전에서는 5이닝 5실점으로 부진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체력과 원정 징크스라는 불안요소를 떨쳐내지 못한 마무리였다.

어쨌든 기대 이상의 전반기를 보낸 류현진은 이제 메이저리그 각팀에서도 경계 대상으로 분류할만한 선발투수가 됐다. 팀 내에서도 높아진 기대치는 앞으로 매 경기 치열한 순위싸움이나 신인왕 경쟁을 펼쳐야하는 후반기에서 류현진에게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후반기 가장 중요한 화두는 첫째도, 둘째도 건강이 될 수밖에 없다. 지금보다 더 잘해야겠다는 부담이나 오버페이스는 오히려 류현진 컨디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저스 매팅리 감독 말대로 본격적으로 챔피언 레이스에 뛰어든 다저스의 상승세에 따른 심리적 압박을 최소화해야 한다.

류현진은 23일 오전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서 열리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12일간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한 류현진은 시즌 8승에 재도전한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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