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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타는 SUN, 끊이지 않는 '용병 잔혹사'


입력 2013.07.26 08:48 수정 2013.07.26 08:52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삼성 시절부터 용병 복 유독 없어

앤서니 방출, 경솔한 판단이라는 목소리

선동열 감독은 유독 외국인 선수들과 좋은 인연이 없었다. ⓒ KIA 타이거즈

선동열 KIA 감독은 역시 외국인 선수와 인연이 없는 것일까.

KIA는 최근 2군에 내려간 외국인 투수 앤서니 르루를 결국 방출하기로 결정했다. 올 시즌 마무리로 전향한 앤서니는 보직 적응에 실패해 2군으로 강등됐고 선발전환을 노렸으나 퓨처스리그에서도 구위 회복이 더뎌 결국 퇴출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앤서니의 방출은 선감독이 그의 퓨처스 등판 경기를 직접 참관하고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새삼 두드러지는 것은 선동열 감독의 용병 잔혹사다. 선 감독은 삼성 사령탑 시절부터 유독 외국인 선수 복이 없기로 유명했다. 삼성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2006년 당시 제이미 브라운(11승 9패 평균자책점 2.68)과 팀 하리칼라(12승 7패 평균자책점 3.33) 정도가 제몫을 다했을 뿐, 이후로는 이렇다 할 임팩트를 남긴 선수가 없었다. 매년 외국인 선수교체 없이 시즌을 보낸 적이 없을 정도였다.

사실 삼성 시절의 경우에는 선 감독에게도 일정부분 책임이 없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에 대한 눈높이가 워낙 높고 까다로웠기 때문이다. 몇몇 외국인 선수들은 선 감독의 기용방식에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다. 삼성에서 빛을 발하지 못했던 브랜든 나이트는 넥센에서 에이스로 화려하게 부활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지휘봉을 잡은 친정팀 KIA는 비교적 외국인 선수 복이 많은 팀으로 유명했다. 선동열 감독도 드디어 용병 잔혹사에서 해방되나 싶었다. 조범현 감독 체제에서 영입된 로페즈와 트래비스를 퇴출하며 영입한 앤서니는 지난해 KIA에서 11승13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하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외국인 선수 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앤서니의 무리한 마무리 전환은 실패로 끝났다. 또 다른 외국인 선수인 헨리 소사 역시 비록 8승을 거두고 있지만 자책점이 무려 5.35로 부진하다. 지난 23일 LG전에서는 2이닝 만에 6실점을 내주는 최악투로 조기강판 됐다. 마침 앤서니의 퇴출 결정과 맞물리며 선 감독으로서는 이래저래 마음속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선감독이 앤서니를 포기한 것이 경솔한 판단이 아니냐고 우려하기도 한다. 현실적으로 지금 시기에 괜찮은 대체선수를 구하기도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선 감독으로서도 승부수를 띄우지 않을 수 없는 시점이었다. 마운드의 불안정이 발목을 잡고 있는 가운데, 변화를 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바로 외국인 선수 교체였다. 4강 진출과 포스트시즌 이후를 대비한 선 감독의 위험한 도박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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