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용두사미’ 동아시안컵…본프레레-홍명보 평행이론?


입력 2013.07.30 10:29 수정 2013.07.30 10:36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한일전 패배-2무1패-골득실 모두 닮은꼴

본프레레 대회 후 경질, 홍명보호 이제 시작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홍명보호 1기의 첫 출항무대였던 동아시안컵이 결국 아쉬운 용두사미가 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28일 서울 올림픽 주경기장서 열린 일본과의 2013 EAFF 동아시안컵 최종 3차전에서 1-2 석패했다. 호주와의 1차전과 중국과의 2차전을 모두 0-0으로 비긴 한국은 최종순위 3위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을 이긴 일본은 2승1무로 사상 첫 동아시안컵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하는 동아시안컵은 홈팀이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는 기묘한 징크스를 이번에도 이어갔다.

홍명보호로서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마무리였다.

국내파와 경험이 부족한 젊은 선수들 위주로 멤버를 구성했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호주나 일본 등 상대팀들도 마찬가지. 이번 동아시안컵을 통해 월드컵 최종예선부터 이어진 A대표팀의 부진을 만회하지 못했다는 것도 뼈아픈 대목이다. 한국은 지난 월드컵 아시아예선 최종전 이란전부터 A매치 4경기연속 무승(2무2패)의 부진을 이어갔다.

시작은 화려했다. 홍명보 감독은 역대 국내파 대표팀 사령탑을 통틀어 가장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등장했고, A대표팀 감독 취임과 동시에 특유의 카리스마로 팀을 장악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첫 경기인 호주전에서 골은 없었지만 경기 내내 강력한 압박과 점유율을 앞세워 상대를 압도하며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중국과의 2차전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똑같은 무승부였지만 반응의 온도차는 극명했다. 홍명보 감독은 중국전에서 호주전 선발 멤버 중 9명을 바꾸며 결과보다 실험에 충실했지만, 경기 내용은 1차전만 못했고 또 골문을 여는데 실패하면서 평가가 좋지 못했다.

일본과의 최종전 패배는 뼈아팠다. 타이틀이 걸려있지 않더라도 한일전은 결과를 무시할 수 없는 승부였다. 홍명보 감독은 호주와의 1차전에 나섰던 멤버들을 다시 일본전에 투입하며 총력전을 예고했지만 대회 내내 계속된 골 결정력 부재에 결국 발목을 잡혔다. 이번에도 경기 내내 주도권을 잡았지만 무수한 찬스에서 상대의 골문을 효율적으로 공략하지 못했고, 결국 두 번의 역습에 모두 실점을 허용하며 허무하게 무너졌다.

결과적으로 따지면 홍명보호의 이번 동아시안컵은 네덜란드 출신 조 본프레레 감독이 이끌었던 2005년 2회 대회 이후 가장 좋지 못한 성적이다. 똑같이 월드컵 본선을 1년 앞두고 홈에서 열린 대회였지만 2무 1패에 그쳤고, 최종 한일전에서 패배한 것이나 심지어 골득실(1득점, 2실점)까지도 판박이다. 본프레레와 홍명보 감독의 평행이론이라고 할만하다.

당시 본프레레 감독은 동아시안컵을 끝으로 여론이 악화되며 경질됐다. 하지만 홍명보호는 다행스럽게도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동아시안컵의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홍명보호가 심기일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준목 기자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준목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