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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폭탄 즐기다 국정원 날릴라...' 꼬이는 민주당


입력 2013.08.14 11:08 수정 2013.08.14 11:12        김수정 기자

정부 세제개편안 재검토에 김빠진 서명운동에 국조 관심 떨어져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백화점 앞에서 열린 중산층 서민 세금폭탄 저지 특별위원회 발족식에 앞서 시민들의 서명을 받고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가정보원(국정원) 대선개입 댓글의혹 사건 국정조사 정상화를 필두로 1일부터 장외로 나선 민주당이 연이은 촛불집회에도 불구, 시간이 지날수록 ‘국정원 이슈’보다 ‘민생’에 집중되는 민심의 동향에 따라 정국주도권 방향을 놓고 시름이 깊어질 전망이다.

특히 민주당은 지난 10일 ‘국정원 개혁 10만 촛불집회’의 불씨를 이어가고자 12일부터 본격적으로 정부의 세제개편안과 관련, 세금폭탄 저지 서명운동까지 확산시킬 방침이었다.

그러나 서명운동 시작도 전에 박근혜 대통령이 돌연 세제개편안 재검토 지시로 사실상 서명운동이 무산, 자연스럽게 ‘민생정치’로 선회하려던 전략에도 김이 샌 모양새다.

따라서 민주당으로서는 앞으로 남은 14일, 17일의 촛불집회에서 여론의 관심을 다시 ‘국정원 개혁’에 폭발적으로 응집시키지 못한다면 그야말로 용두사미 식 장외투쟁이 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는 실정이다.

실제로 최근 야권에서 주도하고 있는 ‘국정원 개혁 촛불집회’의 경우, 민주당의 당초 예상과는 달리 2008년의 그것과 비교해 시민들의 참여율은 물론 그 성격에 있어서도 현격한 온도차가 감지되고 있다.

우선,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당시 촛불시위는 지금보다 규모면에서 현저히 컸을 뿐만 아니라 ‘국민적 참여’라는 표현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촛불을 들었다.

당시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직장인 김모씨(30·여)는 “2008년 광화문에서 진행된 광우병 촛불집회는 2002년 월드컵 길거리 응원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며 “10대 학생들부터 30~40대 주부들, 대학생, 직장인까지 참가자들도 다양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어 “물론 집회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일부 과격한 시위단체들과 경찰 간 극렬한 대립도 있었다”면서도 “이념을 차치하고서라도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 ‘먹을거리’에 대한 정부의 안일한 태도를 두고 분노한 민심이 응집, 폭발된 것은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금융권에서 일하고 있는 박모씨(28·남)도 2008년 촛불집회에 대해 “매일 밤마다 광화문 일대가 노란 촛불로 물들기 일쑤였다”며 “이 대통령 탄핵요구도 심상치 않았다”고 회고했다.

박 씨는 또 “당시 의경을 했던 한 친구가 촛불집회 진압에 나설 때마다 압박감이 대단했다고 들었다”며 “수 만개의 촛불이 정국을 불태워 버릴 정도로 참여하는 시민들의 열기가 엄청났다”고 전했다.

장외나선 민주당 ‘촛불’ 식히지 않으려 고심하지만...

이에 비해 최근 서울광장에서 불고 있는 촛불바람은 2008년 그것에 비해 규모도 훨씬 적을뿐더러 참여자들의 다양성도 덜한 모습이다.

민주당은 1일부터 국정원 국조 정상화와 대대적인 국정원 개혁을 요구하며 장외투쟁은 물론 촛불집회까지 매주 병행하고 있다.

물론 시간이 지날수록 시민들의 참여들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가 ‘생존’의 문제였다면 현재는 국정원 문제가 맞닿아 있는 국가안보적인 차원의 이슈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투쟁의 동력을 이어가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전날 저녁부터 시작해 다음날 아침까지 촛불을 밝혔던 2008년의 집회와는 달리 최근 촛불집회는 오후 7시에 시작해, 10시를 넘기면 대부분 마무리가 되는 실정이다. 심지어 일부 시민들은 되레 ‘민주주의’도 좋지만 ‘민생’부터 살리라는 볼멘소리까지 흘러나온다.

본 기자가 민주당 천막당사 현장에서 만난 주부 김모씨(39)는 1일 “아이들이 방학을 맞아 서울광장 나들이를 나왔는데 솔직히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르겠다”며 “다들 먹고 살기 바빠서 그런지 정치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김 씨는 또 ‘국정원 국조정상화 촛불집회에 참가할 의사가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과거 2009년 ‘광우병 촛불집회’의 경우 우리 아이들의 먹을거리와 직결됐기 때문에 참가한 적이 있었지만 이것은 그것과는 다를 것 같다”며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10일 촛불집회에서 만난 한 50대 남성도 “민주주의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누가 부인할 수 있겠냐”면서도 “그러나 지금 국민들은 국정원 국조 정상화보다 ‘민생정상화’에 대한 요구가 더 크다. 국회의원들이 그 점은 간과한 채 이 같은 정쟁을 벌이는 것이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국정원 개혁’과 관련해 아직까지 폭발력이 적은 촛불집회와 정부가 수습에 나선 ‘민생이슈’ 선점을 두고 어떻게 여론주도권을 쥐어갈 수 있을지 시름이 깊어질 전망이다.

김수정 기자 (hoho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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