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국가 비상사태 선포, 군 발포로 수백명 사상
연이은 유혈사태로 혼란을 겪고 있는 이집트 과도정부가 14일(현지시각) 한 달 동안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집트 군부은 이날 오전 무르시 지지자들이 한 달째 농성을 벌여온 카이로 나스르시티 라바 광장과 기자지구 나흐다 광장에 장갑차와 불도저 등을 동원해 시위대를 무력진압 과정에서 약 95명의 사상자를 발생, 이집트 정부가 즉시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사태수습에 나섰다.
이집트 대통령실은 이날 국영 TV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밝혔으며 아들리 만수르 임시 대통령이 “군부에 경찰과 협력하여 치안 유지와 안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실시하도록 지시했다”고 성명은 전했다.
아울러 이날 카이로 외에도 제2의 도시인 알렉산드리아 등지에서도 유혈 충돌이 벌어졌다. 알렉산드리아에서는 정부 기관 건물 주변에서 경찰과 무르시 지지파가 격렬히 맞붙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수에즈에서도 무르시 찬반 세력의 충돌로 최소 5명이 목숨을 잃고 53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국제사회는 유혈진압을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특히 군부와 시위대 간 중재 노력에 앞장서온 유럽연합의 캐서린 애슈턴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폭력은 사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다”며 “이집트 당국에 극도의 자제를 촉구한다”고 당부했다. 여기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유엔과 아랍연맹이 나서서 이집트 참사를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고, 이란은 시위대 강제 해산을 ‘학살’로 규정하는 등 아랍권 내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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