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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가림막' 꼬투리로 청문회 또 하세월


입력 2013.08.19 14:35 수정 2013.08.19 17:30        백지현 기자

<현장>여야 합의로 설치한 가림막 놓고 오전내 공방만

19일 열린 국회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서 국정원 댓글 사건 당사자인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 등 국정원 현직 직원들이 출석해 차단막 뒤에 앉아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19일 국회에서 열린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2차 청문회에서 국정원 댓글 사건 당사자인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 등 국정원 전 현직 직원들이 출석해 차단막이 설치된 가운데 여야의 같은 내용의 공방이 계속되면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전원 퇴장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19일 국회에서 열린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2차 청문회에서 국정원 댓글 사건 당사자인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 등 국정원 전 현직 직원들이 출석해 차단막이 설치된 가운데 여야의 같은 내용의 공방이 계속되면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전원 퇴장하고 민주당 의원들만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19일 오전 국회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위 국정조사는 ‘26명’의 증인만 증언대에 세운 한마디로 ‘김빠진 청문회’였다. 여야 합의에 의해 증언대에 세운 전현직 국정원 직원의 신변보호를 위해 설치한 ‘가림막’을 둘러싸고 민주당이 트집으로 공방만 벌이다 결국 청문회 심문은 시작도 못 해보고 끝냈다.

1차 청문회에서 민주당은 증인으로 출석한 국정원 직원 4명 중 박원동 전 국익정보국장과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정보국장은 사실상 현직직원으로 볼 수 없어 신변보호 대상이 아니라며 공개 증언을 요구하고 나섰다.

1시간 20여분 동안 거듭되는 논쟁에 신기남 위원장이 정회를 선포했다. 칸막이 설치 문제는 여야 간사 간 합의로 속히 매듭을 짓고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국정원 직원의 심문에 들어가기 위해 교통정리에 나선 것.

그러나 어렵사리 양당이 자리한 2차 청문회도 진통을 거듭하다 아무런 실익 없이 끝냈다.

“해석의 논쟁으로 시간을 끄는 것은 국회가 할 일이 아니다.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장이 열리면 증인을 심문해야 한다”, “2시간 동안 허송세월을 했다. 빨리 증인심문을 해달라”라는 원만한 청문회 진행을 위한 일부 위원들의 간곡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전해철 의원이 또 다시 박원동-민병주 두 증인에 대한 해석을 놓고 운운하자, 새누리당 위원들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선 것.

이 과정에서 새누리당 측은 “그만해! 그만해!”, “한말 또 하고 또 하고”라는 고성과 함께 민주당 위원을 비판했고 민주당 측도 이에 맞서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박영선 “장막 속에서 마음대로... 저 안은 치외 법권이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차단막 뒤에 들어갔을 때 상황은 (직원들이) 휴대폰을 다 가지고 있었고, 컴퓨터 하드디스크도 가지고 있다가 민주당 의원들이 항의를 하니 가지고 나왔다”며 “공기청정기를 박스로 막아놨고, 한마디로 저 안은 치외 법권으로 편안하게 앉아 밖에 사람과 너무 차별이 심하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적으로 가져다 놓은 장치를 치워달라고 했는데 (아직도 조치가 이뤄지지 않다) 국회 경위가 칸막이 앞에 서 있는데, 왜 저렇게 서 있는지 그림자까지 막고 서 있다”면서 “저렇게 장막 속에서 맘대로 하라고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앞서 1차 청문회가 정회된 사이 4명의 국정원 직원이 있는 ‘칸막이’에 직접 발걸음을 옮겨 “왜 이렇게 나두느냐, 말이 안 된다. 여기 잘라내고, 이거 치워. 공기청정기에...”며 거세게 항의했다.

같은 당 신경민 의원도 가세해 “차단막은 치외 법권 지역으로 직원들은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며 “부끄러워해야 하는데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가지고 오고 변호사를 대동하고, 멀쩡하게 앉아 우리가 보호해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목에 핏대를 세웠다.

그러면서 “전직 직원도 나와야 하고 현직직원도 보호 받을 자격이 있인지, 잘난 것이 뭐가 있느냐. 스크린을 뜯고 나오는 것이 맞다”며 “박원동 국장 나와서 그나마 죄를 속죄하려면 무릎을 꿇고 빌어도 시원찮은데, 당신들 너무 한다”고 격양된 모습을 보였다.

이에 새누리당 특위 간사를 맡고 있는 권성동 의원은 “법적인 논쟁을 계속할 생각은 없지만, 엉터리 해석을 하면 안 된다”며 “과연 민주당이 제기하는 의혹과 매관매직, 여직원 인권침해 진상이 무엇인지 보기 위해 열리는 것인데 2시간동안 허송세월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권 의원은 “민주당이 오늘 국조를 통해 얻을 것이 없다. 금요일에도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청장을 불러달라고 했는데 역할이 없었다”며 “오늘도 자신이 없어 시간 떼우기를 하는 것이 아닌가. 빨리 증인신문을 해 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2시에 속개된 청문회에서는 가림막의 일부분을 철거했다.

백지현 기자 (bevanil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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