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1000$ 카펜터, 추신수와 또 다른 최강 리드오프


입력 2013.09.07 07:29 수정 2013.09.07 20:18        데일리안 스포츠 = 최영조 객원기자

미국 현지언론 "추신수와 MVP 다크호스" 지목

추신수와 다른 스타일 톱타자..1000달러 반전스토리

세인트루이스는 10년 전 푸홀스를 지명했던 바로 그 13라운드에서 전체 399순위로 카펜터(입단보너스 1,000$)를 지명했다. ⓒ MLB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치열한 리그는 단연 내셔널리그 중부지구다.

‘전통의 강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몇 년 사이 강팀의 위용을 찾은 신시내티, 그리고 ‘꼴찌의 반란’ 피츠버그. 세인트루이스는 6일(이하 한국시각) 현재, 80승60패로 선두 피츠버그에 1.5경기차 뒤진 2위를 달리며 탈환을 노리고 있다(NL 와일드카드 1위).

사실 2011년 극적인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토니 라루사 감독과 팀의 아이콘 알버트 푸홀스가 떠날 때만 해도 세인트루이스가 예전과 같은 전력을 유지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쉘비 밀러를 중심으로 젊은 투수들이 대거 등장했고, FA 카를로스 벨트란의 활약은 푸홀스 공백을 메웠다. ‘타점 머신’ 앨런 크렉도 중심을 잡으며 세인트루이스는 여전히 메이저리그 강팀으로 군림하고 있다.

올 시즌에도 벨트란-할리데이-크렉-몰리나로 이어지는 세인트루이스 중심타선은 여전히 건재하지만, 2013시즌 라인업 최고 히트작은 맷 카펜터(27)의 리드오프 기용이었다. 카펜터의 올 시즌 6일까지의 성적은 타율 0.315(NL 7위), 출루율 0.383(NL 8위) 106득점(ML 1위) 멀티히트 54회(ML 1위) 최다안타 170개(NL 1위).

물론 카펜터는 전형적인 리드오프 타입은 아니다. 스스로도 그것을 인정한다. 1번타자로서는 스피드도 떨어져 통산 도루도 4개에 불과하다. 하지만 카펜터는 스피드의 부재를 침착함과 선구안, 장타력으로 상쇄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타석당 투구(P/PA)를 가장 많이 보는 타자 중 한 명이다. 카펜터(4.11)는 올 시즌 제이슨 워스(4.21)-추신수(4.20)-폴 골드슈미트(4.19)-조이 보토(4.17)-댄 어글라(4.13)에 이어 NL에서 6번째로 타석당 많은 공을 볼 정도로 침착하다.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많은 안타를 기록하며 투수들을 괴롭히고 있다(2스트라이크 시 타율 0.285-NL 1위).

또 현재 46개의 2루타를 기록 중인데 이는 매니 마차도와 함께 메이저리그 전체 공동 1위에 해당하는 수치. 즉, 카펜터는 갭파워로 바로 득점권에 도달, 리드오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6개의 3루타와 10개의 홈런을 기록 중인데 더욱 놀라운 것은 67타점을 쓸어 담으며 클러치 능력까지 과시하고 있다는 점이다(득점권 타율 0.394-52타점).

이 같은 활약으로 카펜터는 2013시즌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CBS스포츠는 최근 추신수와 함께 카펜터를 NL MVP 다크호스로 언급하기도 했는데 흥미로운 점은 모두 1번타자라는 사실이다.

추신수-카펜터 성적 비교. ⓒ 데일리안 스포츠

이렇게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사실 처음부터 큰 기대를 모았던 유망주 출신은 아니다. 카펜터는 텍사스 갤버스턴 출신으로 아버지는 대학교까지 야구를, 어머니도 소프트볼 선수로 뛴 적이 있다. 카펜터는 텍사스 미주리에 있는 엘킨스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탬파베이의 제임스 로니와는 당시 고교 팀메이트이기도 했다. 당시 카펜터의 우상은 휴스턴의 강타자 랜스 버크먼.

하지만 Texas Christian University(TCU) 진학 이후 2년간 카펜터는 체중관리에 실패해 몸무게가 불어나면서 부진에 빠졌다. 설상가상으로 TCU 3학년 때 팔꿈치 부상으로 토미존수술을 받기에 이른다. 당시 TCU 코치가 카펜터에게 그저 평범한 선수로 졸업 후 코치가 될지, 아니면 제대로 야구를 할지 결정할 때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 코치의 조언은 카펜터 야구인생에 큰 전환점이 됐다.

단칼에 패스트푸드 위주의 식습관을 고쳤고 20Kg에 가까운 체중감량에 성공했다. 정신재무장에 감량까지 성공하자 성적도 자연스럽게 올라왔다. 결국, 카펜터는 2009년 드래프트에서 13라운드(전체399순위) 세인트루이스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문한다. 하지만 당시 세인트루이스는 단돈 1,000달러만을 제시했을 정도로 구단이 카펜터에게 거는 기대는 사실 크지 않았다.

마이너리그 초반, 싱글A수준에서도 카펜터의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하지만 스윙 시 체중 이동하는 법을 터득하면서 타구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고, 지금의 갭파워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2010시즌에는 더블A에서 0.316/0.412/0.487을 기록, 프랜차이즈 내 ‘올해의 선수’에 선정되기도 했다. 마이너리그 통산성적은 0.299/0.408/0.450. 카펜터는 2011시즌 메이저리그 데뷔를 했지만, 2012시즌 주전 3루수 데이빗 프리즈의 부상으로 본격적인 메이저리그 출전 기회를 잡았다. 프리즈 복귀 이후에도 2루수, 1루수, 우익수 등 가리지 않고 멀티플레이어로 팀에 기여했다.

카펜터는 2012시즌 총 114게임에 출전, 0.294/0.365/0.463의 쏠쏠한 활약을 보였다. 이런 활약으로 세인트루이스에 크리스 뿐 아니라 맷도 있다는 사실을 각인시켰다. 카펜터는 2012시즌이 끝난 지난해 11월에야 본격적인 2루 수업을 받기 시작했고 짧은 기간에 리그를 대표하는 2루수로 거듭났다. 카펜터는 보기 드물게도 배팅장갑을 사용하지 않고 맨손으로 타격한다. 놀라운 점은 어린시절부터 지금껏 단 한 번도 배팅 장갑을 껴 본 적이 없다는 사실.

한편, 세인트루이스는 지난달 중순 2011년 1라운드 출신의 유망주 콜튼 웡을 콜업했다. 웡은 향후 세인트루이스의 2루를 책임질 것으로 기대되는 선수. 2루수인 웡이 콜업되며 카펜터는 3루수로 기용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좌타자인 웡은 현재 좌투수 상대로는 거의 선발출전하지 않고 있고, 우투수 상대로도 선발과 벤치를 오가고 있다. 적어도 올 시즌만큼은 카펜터가 주전 2루수다. 결국, 예상대로 웡이 내년 2루수로 안착한다면, 3루는 카펜터와 프리즈의 경쟁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카펜터는 확실히 프리즈에 한 발 앞서 내년시즌 출장시간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세인트루이스는 1999년 드래프트 13라운드에서 전체 402순위로 알버트 푸홀스(입단보너스 6만$)를 지명했다. 시간이 흐른 지금, 당시 드래프트는 역사상 최고의 픽으로 평가 받는다. 그리고 또 시간이 흘러 2009년 드래프트. 세인트루이스는 10년 전 푸홀스를 지명했던 바로 그 13라운드에서 전체 399순위로 카펜터(입단보너스 1,000$)를 지명했다. 이미 또 하나의 성공스토리인 셈이다.

최영조 기자 (choiyj214@naver.com)
기사 모아 보기 >
0
0
최영조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