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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없다면' 홍명보호 발상의 전환 어떨까


입력 2013.09.11 11:50 수정 2013.09.11 11:49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아이티-크로아티아전서 실험한 두 가지 플랜 실패

공격수 없다면 기존 자원 활용한 전술변화 시도해야

유럽파가 보강됐지만, 홍명보호의 골 결정력 부재는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대형 공격수를 찾으려는 홍명보 감독의 실험은 이번에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에서 1-2로 패했다. 6일 아이티를 4-1로 꺾고 A매치 첫 승을 거둔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홍명보호는 출범 이후 6경기에서 1승 3무 2패를 기록 중이다.

아이티-크로아티아와의 2연전에서 홍명보 감독이 가장 중점을 둔 것은 골 결정력 강화다. 홍명보호는 출범 이후 동아시안컵부터 페루전까지 4경기 치르는 동안 흐름을 주도하고도 단 1점에 그친 빈약한 골 결정력 때문에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특히, 최전방에서 공격의 마무리를 지을 원톱 공격수의 부재가 심각했다.

홍명보 감독은 이번 2연전에서 두 가지 플랜을 준비했다. 하나는 지동원-조동건 등 정통 공격수들을 활용하는 정석적인 패턴이라면, 또 하나는 구자철-김보경-이근호 등 2선 공격수에 가까운 선수들을 전진 배치하는 제로톱 내지는 변형 투톱이었다.

결과적으로 홍명보 감독의 실험은 모두 실패로 끝났다. 각각 선발 기회를 얻었던 지동원과 조동건은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채 나란히 전반이 끝나고 바로 교체됐다. 소속팀에서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는 지동원은 대표팀에서도 자신감이 떨어져 보였고, 조동건은 2선 공격수들과의 호흡에 녹아들지 못하며 겉돌았다.

구자철이나 이근호를 활용한 제로톱 전술도 효율성이 떨어지기는 마찬가지였다. 홍명보 감독은 다재다능한 구자철을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최전방 공격수까지 다양하게 활용해봤다. 그러나 구자철은 낯선 포지션에서 자신의 역할을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위치 선정이나 동료들과의 호흡도 원활하지 못했다.

구자철에게 가장 어울리는 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나 처진 스트라이커라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그나마 이근호가 후반 추가시간에 1골을 만회한 것이 위안이었다.

아쉬운 것은 홍명보 감독의 선수 활용이었다. 이번 2연전에서 홍명보 감독은 정통 스트라이커를 거의 뽑지 않았다. 지동원이나 조동건은 모두 전형적인 원톱과는 거리가 있으며 미드필더가 본업인 구자철을 굳이 포워드로 선발한 것도 고개를 갸웃하게 했다. 비슷비슷한 스타일의 2선 공격수는 넘쳐났지만 스트라이커로 검증된 선수는 찾기 힘들었다.

더 이상 추가로 발탁할 공격수가 없었다면 기존 자원을 활용한 전술적 변화도 아쉬운 대목이다. 손흥민이나 이근호는 전형적인 원톱은 아니지만 최전방 공격수까지도 소화할 수 있다. 경험이 있는 선수들을 두고 굳이 미드필드에 최적화된 선수들에게 낯선 포지션을 요구하는 것은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대표팀엔 어느 때보다 재능 있는 자원들이 풍부하다. 그럼에도 공격수가 없다면 선수보다는 선수를 활용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할 때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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