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미화·박정희 비하' 국립극단 연극이?
연극 '개구리' 내용 논란…연출자, 정치 편향성 인정 발언까지
국립극단이 기획한 연극 ‘개구리(각색·연출 박근형, 원작자 아리스토파네스)’가 박정희 전 대통령 및 박근혜 대통령을 비하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미화했다는 논란을 빚고 있다.
연극 ‘개구리’는 고대 그리스 대표 작가 아리스토파네스의 원작을 토대로 2013년 대한민국 상황을 적용시켜 저승 세계에서 벌어지는 좌우 이념 대결을 다룬다. 논란이 되는 지점은 극중에 등장하는 ‘그분’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풍운’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가리킨다는 것이다.
극중에서 ‘그분’은 여리고 따뜻하며 위기에 빠진 나라를 위해 신부와 동자승이 찾아가는 대상으로 묘사된다. 사실상 노 전 대통령을 대변하는 ‘그분’을 연기하는 배우는 키가 큰 훈남형이다. 반면 ‘풍운’은 위압적이고 거칠며 욕설을 거침없이 내뱉는 인물로 묘사되며 콧수염에 선글라스를 낀 배우가 연기한다.
특히 ‘풍운’의 “이것들이 앞에서 쩔쩔매는 척하면서도 뒤돌면 수첩공주니 어쩌니, 제가 아는 통치의 미학을 딸애한테 전수시키고 싶은 심정일 뿐입니다”, “우리 딸애 작년에 기말시험 본 거 있잖아요. 그걸 가지고 컨닝했다 점수 조작했다 아주 염병을 떨어요” 등의 대사가 문제가 되고 있다.
연극 ‘개구리’가 한국 현대사를 둘러싼 좌우 이념 대결을 부추긴다며 논란이 일자 연출가 박근형 씨는 “노무현 대통령 잘못은 별로 안 떠올랐다. 어느 정도 정치적 편향성을 띤 게 맞다”며 “현재 권력을 가진 쪽을 신랄히 풍자하는 게 예술아닌가”라는 답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다음 네티즌 ‘맥***’은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국론을 분열시키고 종북 좌파가 좋아하는 내용으로 만들어졌다면 이는 표현의 자유를 넘어 선동, 선전물에 불과하다. 연출가 말대로 좌편향 작품이라면 막을 내리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정치적 논란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이 연극이 일반 민간극단이 아닌 국립극단에서 만들어졌다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다음 네티즌 ‘sk****’는 “국립극단은 예술의 전당이다. 정치와의 거리는 분명히 해야한다. 국립극단에서 정치적으로 편향된 연극을 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라고 했고, ‘bh****’는 “예술이 반드시 권력을 가진 계층을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 관객들에게 편향된 의식을 주입시킬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12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국립극단 손진책 예술감독은 “은유와 풍자보다 지나치게 직설화법이 많은 것은 유감이나 이런 연극을 현재 상황에서 국립극단이 만들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 사회가 건강하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네티즌 ‘mi****’는 “예술은 대중의 정서를 풍성하게 해주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연극 ‘개구리’는 천박한 감정배설에 그치지 않는 짓을 하고 있다. 게다가 국립극단 단장은 이해 안 되는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며 비판했다.
트위터리안 ‘@kjs***’는 “현 정부가 우익일지는 모르나 사회권력은 90% 이상이 좌파로 기울어져 있다. 이대로 두면 10년내에 한국사회는 전복될 것이다. 문화예술계가 젊은이들의 순수한 영혼을 붉게 물들이고 있는 현실을 시급히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반면 일부 네티즌들은 ‘역사적 사실에 가치를 개입하는 것이 예술의 역할이 아니냐’는 의견을 보였다.
다음 네티즌 ‘wit****’는 “정치적 풍자가 담긴 연극을 무대에 올릴 수 있게 된 지 얼마나 됐다고. 다시 검열의 시대로 역행하는건가”라고 했고 ‘센****’는 “교육, 미술, 이젠 공연까지. 예술의 영역에도 이런 잣대를 들이미는 이념갈등이 이젠 공포로 다가온다”고 했다.
또 ‘태****’는 “표현의 자유는 마음껏 보장하고 그 판단은 관객, 국민이 하면 된다”며 “보이지 않는 어떤 힘이 계속해서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국립극단 흔들리지 않길”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한편 연극 ‘개구리’는 오는 15일까지 서울 서계동 백성희장민호 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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