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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 검찰총장 감찰, 버틴 채동욱 끌어내리다


입력 2013.09.13 17:11 수정 2013.09.13 21:25        김소정 기자

사실상 사퇴 종용…야권 발발 강해 '국정원 댓글' 정쟁 가열 예상

채동욱 검찰총장이 13일 오후 사퇴 발표를 한 뒤 검찰 직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혼외아들 의혹을 받던 채동욱 검찰총장이 13일 전격 사퇴를 한 배경에는 사상초유의 법무부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 지시가 있었다.

채 총장이 즉각 사퇴를 하면서 초유의 사태는 벌어지지 않게 됐지만 이번 사건 자체가 유야무야될 가능성이 커졌다. 동시에 야권에서 강한 반발이 터져나오면서 검찰의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가 더 큰 정쟁에 휘말릴 전망도 나온다.

채 총장은 이날 오후2시 조상철 법무부 대변인의 감찰 착수 발표와 동시에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사퇴서를 통해 “저의 신상에 관한 모 언론의 보도는 전혀 사실무근임을 다시 한번더 분명히 밝힌다”며 “근거없는 의혹 제기로 공직자의 양심적인 직무수행을 어렵게 하는 일이 더 이상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조 대변인은 법무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과 관련해 “사건을 규명해서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법무부의 감찰규정에 따라 채 총장에 대한 감찰을 착수하게 됐다”면서 “앞으로 유전자 감식 등 진상규명과 관련된 모든 절차는 감찰관의 결정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 대변인은 감찰 이유에 대해 “대검에서 하기 힘들면 법무부가 나서 신속하게 진상을 규명하는 차원”이라고 강조했지만 검찰 안팎에선 사실상 혼외아들 의혹을 사고 있는 검찰총장에 대한 ‘사퇴 종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조 대변인은 감찰 착수 발표에서 기자들의 ‘사전에 대검과 의견교환이 있었냐’는 질문에 “모든 것은 장관이 결정한 사안”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귀국하자마자 내려진 법무장관의 용단에 의혹의 눈길이 쏠리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이번 채 총장의 사퇴로 인해 혼외아들 사건에 대한 의혹은 더 이상 밝혀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유례없는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지시를 내리면서 진상규명을 내세웠지만 채 총장이 이를 수락할 리가 만무했고, 그동안 유전자 검사에 응하겠다던 채 총장이 끝내 사퇴를 결정, 감찰 대상자에서 벗어나게 됐기 때문이다.

동시에 개인적으로도 검찰총장직에서 떠난 채 총장이 굳이 유전자검사를 받을 이유도 없어져서 결국 이번 사건의 진실을 규명해내기란 어렵게 됐다.

따라서 혼외아들 사건의 핵심이 유전자 감식이고, 채 총장 스스로 유전자감식을 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황교안 법무장관이 굳이 감찰관실을 내세워서 채 총장을 압박한 데 대한 의혹도 남을 전망이다.

야권에선 벌써부터 “채 총장의 사퇴로 검찰이 국정원 사건 재판에서 공소유지 노력을 제대로 할지 의문스럽다”는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그동안 국정원 불법 대선개입, NLL 대화록 실종사건에서 황 장관과 채 총장간 불협화음도 다시 도마위에 오른 상황이다.

이와 함께 공직자로서 ‘혼외아들을 숨겼다’는 큰 의혹을 받은 채 총장이 유전자검사를 통해 끝까지 진실규명을 하지 않은 데 대한 아쉬운 목소리도 나온다. 유전자 감식에 응하겠다며 강수를 두던 채 총장이 끝까지 남아 진실을 밝히지 않고 감찰 착수 소식에 서둘러 검찰을 떠났다는 의혹도 남았다.

김소정 기자 (brigh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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