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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의 체크무늬 남방 왜 안갈아입을까


입력 2013.09.24 09:07 수정 2013.09.24 09:19        조소영 기자

당 관계자들 "장외투쟁의 상징돼 노숙 끝날때까지 안벗을 것"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추석민심 보고 간담회에서 의원들의 지역별 추석민심 동향을 듣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민주당의 장외투쟁이 24일로 55일째를 맞은 가운데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노숙투쟁 패션’이 주목받고 있다. 염색을 하지 않은 천연 흰색 머리와 깎지 않은 수염, 셔츠와 면바지, 손목시계와 앞코가 뭉툭한 검정 캐주얼화, 검정 뿔테 안경 등이 그의 ‘노숙패션 아이템’이다.

이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아이템은 ‘체크무늬 남방’이다. 대중매체에 나오는 그의 모습은 언제나 검정·하양·파랑색 줄이 엇갈린 이 남방을 입은 모습이다. 해당 남방은 지난달 31일 김 대표가 서울광장 천막당사 앞 ‘노숙자 김한길’을 선언한 뒤 10일이 지난 후부터 애용돼왔다. 그는 “노숙자답게 차려입으라는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남방을 착용한 뒤 2주가 된 지금까지 단 하루도 남방을 벗지 않았다.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대표 3자회담 당시 반나절 가량 검정정장 차림을 한 게 남방을 벗어둔 때의 전부다. 김 대표는 회담이 끝난 뒤 다시 남방을 입었고, 다음날인 17일 환갑을 맞았을 때도 김 대표의 옷차림은 남방차림이었다.

김 대표의 ‘남방사랑’으로 해당 남방은 ‘물맛’을 본지도 오래됐다. 당 관계자들은 김 대표가 체크무늬 남방 외 속옷과 남방 안에 입는 셔츠, 바지 등은 매일 새 것으로 갈아입지만, 남방만은 2주째 빨지 않았다고 전했다. 어느새 그는 ‘체크무늬 남방을 입은 단벌신사’가 됐다.

그렇다면 김 대표는 왜 단벌신사를 자처하게 된 것일까.

당 관계자들은 크게 두 가지 이유를 꼽는다. ① 김 대표가 노숙 중 남방 착용을 편하게 생각하고 ② 언젠가부터 정치권 안팎으로 김 대표의 체크무늬 남방이 민주당의 장외투쟁 상징이 됐다는 것이다. 둘 중 후자에 더 무게가 실린다.

당 핵심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만남에서 “‘체크무늬 남방’이 어느새 상징적인 옷이 돼 대표가 주변에서 (어디에서든) 이 남방을 입어야 한다는 얘길 많이 듣는 듯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남방’이 가져오는 이미지라는 게 있지 않나”라고 언급했다. ‘민주당 장외투쟁 = 체크무늬 남방 김한길’이라는 공식이 성립하게 됐다는 뜻이다.

‘체크무늬 남방 김한길’이 대중의 뇌리에 각인됨에 따라 김 대표의 ‘체크무늬 남방사랑’ 또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24일 경기 북부를 시작으로 전국 17개 시·도별을 순회, 숙식은 마을회관 또는 동사무소 등에서 해결하면서 ‘지역별 노숙투쟁’을 벌이는데 당 관계자들은 “그때도 이 남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노숙복장에 적합하다고 생각해 선택한 옷이기 때문에 노숙이 끝날 때까지 바꿔입어야할 큰 이유를 못 느끼는 것 같다”면서 “해당 남방은 김 대표가 집에서도 편하게 입는 옷”이라고 전했다. 다만 한편에서는 위생을 우려한 듯 “상징도 좋지만, 비슷한 무늬로 갈아입고 지금 입고 있는 남방은 빨아 입는 게 좋지 않겠나”라는 말도 나온다고 한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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