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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거슨의 칸토나?’ 기성용 끌어안기 성공할까


입력 2013.10.01 10:08 수정 2013.10.01 10:18        데일리안 스포츠 = 박상현 객원기자

'원팀 원스프릿' 원칙 위배…팬들도 시기상조 주장

대표팀 전력 강화 위해 때로는 원칙도 깰 줄 알아야

홍 감독의 기성용 발탁은 대표팀 전력을 위해 때로는 자신의 원칙을 접을 줄 안다는 생각의 유연함으로 비춰질 수 있다. ⓒ 연합뉴스

홍명보 감독의 '기성용 끌어안기'를 어떻게 바라봐야할까.

홍명보 감독은 지난달 3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다목적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다음달 서울월드컵경기장과 천안종합운동장서 열리는 브라질 및 말리와 평가전에 출전할 대표팀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25명의 선수 명단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바로 기성용이다. SNS을 통해 최강희 전 대표팀 감독을 욕보이는 '디스'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킨 기성용은 레바논전 이후 대표팀에 복귀했다.

우즈베키스탄 및 이란과 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두고 대표팀에서 기성용이 빠졌던 것은 경고 누적과 함께 당시 소속팀이었던 스완지 시티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이면에 '감독 디스'가 있었던 것이 밝혀지면서 파문이 일었다. 이후 기성용은 대표팀에 부임한 홍명보 감독의 부름도 받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의 취임 일성은 '원팀 원스피릿 원골'이었다. 아무리 좋은 선수라도 팀 조직력에 위해가 가는 행동을 하는 선수라면 발탁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기성용은 바로 홍 감독의 이런 원칙을 볼 때 절대로 대표팀에 발탁할 수 없는 선수다.

그러나 홍 감독은 이런 기성용에게 손을 내밀었다. 홍 감독은 대표팀에 들어오는 기성용에게 조언 섞인 조건을 달았다. "본인이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하진 않았지만 최강희 감독에게 사과하는 것이 먼저라는 암시였다.

이에 대해 팬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기성용이 아직까지 진심어린 사과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표팀 복귀는 시기상조라는 의견과 함께 이제는 돌아올 때가 됐다는 의견도 있다. 아직까지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더 우세하다.

이러한 홍 감독 행보는 자신의 원칙을 깬 것과 다름이 없다. 그럼에도 홍 감독의 결정은 존중되어야만 마땅하다. 홍 감독의 원칙이라는 것도 대표팀의 전력 강화를 위한 것인 만큼, 대표팀의 전력을 한층 높이기 위해서라면 때로는 원칙을 깰 줄도 알아야 한다. 대표팀의 전력 강화를 기대할 수 있음에도 이러한 원칙을 고수한다면 때로는 고집과 아집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물론 팬들의 기성용에 대한 거부는 너무나 당연하다. 그렇기에 홍 감독은 기성용이 진심어린 사과와 함께 그라운드에서 모든 것을 보여줄 것을 주문했다.

기성용 발탁 이유가 최근 대표팀의 미드필드진이 문제를 노출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움직임을 나타낸다면, 홍 감독의 기성용 발탁은 대표팀 전력을 위해 때로는 자신의 원칙을 접을 줄 안다는 생각의 유연함으로 비춰질 수 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관중을 향해 발길질을 했던 에릭 칸토나를 감싼 것을 두고 '자신의 선수 아끼기'로 훗날 회자되듯 말이다.

하지만 그 반대라면 원칙도 깨지고 전력도 강화시키지 못했다는 비판을 감수해야만 한다. 흔히 선수 발탁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라고 하지만 그 권한에는 무한 책임도 따른다. 홍 감독으로서는 자신의 권한을 행사하며 모험도 감수한 셈이다.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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