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전=대량득점’ 공식…타선 뇌관 함께 터지나
과거 포스트시즌 최종전서 초반 대량 득점 현상
시리즈 내내 답답한 타선, 한꺼번에 터질 공산 커
이제 뒤가 없다. 마지막 1경기다. 넥센과 두산이 14일 목동 구장에서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한 운명의 5차전을 펼친다.
1~2차전을 끝내기 안타로 잡아내며 기세를 올린 넥센은 잠실 원정에서 뼈아픈 2연패를 당해 팀 분위기가 차갑게 식어버린 상태다. 믿었던 4번 타자 박병호는 1차전 홈런 이후 상대 투수들과의 수 싸움에서 이겨내지 못하고 있으며, 유격수 강정호는 시리즈 내내 감을 잡지 못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2패 후 연승으로 시리즈 동률을 이뤄낸 두산의 기세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이대로라면 지난 2010년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서 이뤄낸 리버스 스윕도 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두산은 4차전까지 치르며 너무 많은 투수들을 소모했다. 선발 유희관이 얼마나 버티느냐의 싸움이 될 전망이다.
이번 준플레이오프는 지난 4경기가 모두 1점 차 박빙으로 펼쳐지는 공통점이 있다. 살얼음판 같은 승부가 매 경기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5차전은 다소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 바로 경기 초반 대량 득점 가능성이다.
과거 최종전까지 이어진 포스트시즌을 살펴보면, 의외로 5회 이전 승부가 결정된 적이 많았다. 즉, 시리즈 내내 이어지던 선수단 내 긴장감이 어느 순간 풀려버리는 셈이다. 대표적인 예가 SK와 두산이 맞붙은 지난 2009년 플레이오프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만난 두 팀은 최고의 라이벌답게 명승부를 펼쳤다. 정규 시즌 전적도 9승 1무 9패의 동률로 한 치의 물러섬이 없었다. 플레이오프 1~2차전은 두산이 잡았다. 2년간 한국시리즈에서 무릎을 꿇었던 설움을 설욕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야신’ 김성근 감독이 이끌던 SK는 호락호락한 팀이 아니었다. 김광현과 박경완, 전병두 등 핵심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어려움 속에서도 3~4차전을 승리하며 기사회생했다. 마지막 승부는 다시 SK의 홈 문학 구장에서 펼쳐졌다. 그런데 변수가 등장했다.
경기 전부터 심상치 않았던 날씨는 비로 바뀌었고, 결국 경기가 취소되고 말았다. 경기 초반 김현수의 홈런으로 기세를 올린 두산의 분위기는 비와 함께 쓸려가 버리고 말았다. 이튿날 재개된 경기서 SK는 1회말 박재홍의 홈런을 시작으로 먼저 3점을 뽑았다. 5회가 끝났을 때 스코어는 10-0까지 벌어져 사실상 승부가 결정됐고, 패자는 또다시 두산이었다.
2010년 준플레이오프도 마찬가지다. 두산은 롯데를 만나 1~2차전을 모두 내줬지만 사직 원정서 2승을 쓸어 담으며 벼랑 끝에서 탈출했다. 이후 5차전에서 2회말 용덕한의 좌중간 2루타로 먼저 점수를 뽑은 두산은 3회 대거 5점을 보태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롯데는 시즌 내내 불안 요소로 꼽혔던 실책이 끝내 발목을 잡고 말았다.
이번 준플레이오프서 맞붙은 넥센과 두산은 타격이 막강한 팀들이다. 넥센은 홈런왕 박병호가 버티는 LPG 중심타선의 힘을 앞세워 팀 홈런 1위(127개)에 올랐고, 두산은 팀 타율(0.287)과 득점(710개)이 가장 높은 팀이다.
하지만 양 팀 모두 4차전까지 타선이 터져주지 못하며 매 경기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다. 넥센과 두산은 에이스인 나이트와 유희관을 앞세우지만 잠재되어 있는 뇌관이 한꺼번에 터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물론 패하는 쪽은 먼저 긴장의 끈이 풀리는 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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