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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트리플 포스트’ 가동…아직은 불완전


입력 2013.10.24 08:18 수정 2013.10.24 08:24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김주성·이승준·허버트 힐, 역할 분담 미흡

이승준·렌들맨 활용도-김주성 체력안배 변수

김주성(왼쪽부터), 허버트 힐, 이승준. ⓒ 원주 동부 /연합뉴스

코트 위에서 2m 이상의 장신만 3명, 분명히 존재 자체만으로도 위협적이다.

정작 실전에서는 아직 존재감만큼의 위력이 나오지 않고 있다. 김주성-이승준-허버트 힐의 삼각편대를 자랑하는 '동부산성'의 현 주소다.

동부는 초반 4승1패로 지난 시즌에 비하면 일단 순항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경기를 살펴보면 내용상으로는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다. SK전에서 수비가 무너지며 완패했고, 삼성전에서도 1점차 역전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39분 내내 끌려 다녔을 만큼 고전했다.

부진한 경기들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트리플포스트의 위력이 반감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포지션이 비슷한 빅맨들의 동선이 겹치다보니 수비 로테이션이 뻑뻑해졌고 상대의 돌파에 이은 패스에 쉽게 공간을 노출했다. 기동력이 좋은 가드들을 중심으로 빠른 경기운영을 펼치던 SK와 삼성을 상대로 고전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스피드와 외곽슛은 차치해도 리바운드 싸움에서도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는 것은 높이의 팀으로서 체면이 말이 아니다. 삼성전에서 동부는 무수한 공격리바운드를 허용하며 제공권 싸움에서 오히려 열세를 드러냈다. 가드들까지 적극적으로 리바운드에 가담한 삼성에 비해 동부 선수들은 높이에서 앞서고도 박스아웃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허버트 힐과 이승준은 모두 수비가 약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공격에서도 무리한 플레이를 하다가 실책을 범하는 경우가 잦은 편이다. 김주성이 공격과 수비 양쪽에서 모두 밸런스를 맞춰줘야 하는 부담이 크다. 역할분담이 되지 않은 세 장신의 동시투입은 현재로서는 득보다 실이 많다. 가장 안정적인 구성은 역시 힐과 김주성이 골밑에 포진하고 있을 때다.

문제는 이승준의 활용도다. 외곽 선수들을 막기에는 발이 느리지만 수비 시에 김주성과 힐의 높이로 도움수비에서 커버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공격 시에는 이승준이 3번에 가깝게 외곽으로 빠져서 움직여야 하는데 아직 호흡이 맞지 않아 동선이 겹치는 경우가 잦다.

힐보다 높이와 공격은 떨어지지만 투지가 좋고 내·외곽 수비가 모두 가능한 키스 렌들맨의 활용도도 중요한 변수다. 삼성전에서 이충희 감독은 삼성 제스퍼 존슨에게 대량득점을 내주자 후반에는 힐보다 빠른 외곽수비가 가능한 렌들맨을 투입해 수비에 변화를 줬다. 결과적으로 수비 로테이션이 전반보다 원활하게 돌아가며 삼성의 득점력을 떨어뜨린 것이 역전의 원동력이 됐다. 트리플 포스트의 공존에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는 대목이다.

김주성의 건재는 동부에 가장 든든한 힘이다. 김주성은 비시즌 대표팀 차출로 인한 체력적 부담에도 기복 없는 활약을 보이며 동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 여전히 김주성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와 출전시간은 독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 김주성의 체력과 비중에 대한 벤치의 적절한 안배가 필요하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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