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단둥서 북한 가는 트럭에 가득실린 면봉, 그 이유가...


입력 2014.01.09 10:58 수정 2014.01.10 11:06        김수정 기자

2009년 화폐개혁 이후 대중목욕탕 급증과 무관치 않아

유학생활 통해 '깨끗한 목욕문화' 중시한 김정은 지시

북한과 중국의 국경지역인 단중에서 북한으로 들어가는 화물 트럭들의 모습. ⓒ연합뉴스

최근 중국 단둥에서 북한으로 들어가는 생필품들 가운데 면봉의 유입량이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 강 건너에 있는 단둥은 중국과 북한 국경지역의 가장 중요한 항구도시로 이곳에서 오고가는 물품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생활 정도를 엿볼 수 있는 창구다.

특히 북한으로 유입되는 중국 공산품 중 면봉 거래량이 눈에 띄게 증가한 배경에는 김정은 체제 이후 대중목욕탕의 수가 급증하면서 면봉의 소비량도 늘어났다는 전언이 나왔다.

한 대북소식통은 “2009년 북한이 화폐개혁을 시행한 이후 시장경제 움직임이 불면서 주민들이 운영하는 대중목욕탕이 늘어났다”며 “시설별로 일반 대중탕도 있고, 한국처럼 찜질방시설도 등장했다. 고급 목욕탕에는 가족탕까지 마련될 정도”라고 밝혔다.

소식통은 이어 “특히 과거 김정일 시대에는 북한의 목욕탕이 각 군마다 한군데 있는 정도였는데 김정은 체제 이후 목욕탕이 리(里)마다 생길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며 “이는 유학생활을 통해 ‘깨끗한 목욕문화’를 중시하는 김정은의 지시도 한몫을 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2009년 화폐개혁 전까지 통상 목욕탕 사용료가 북한화폐로 50원에서 100원 정도였지만 이후 시장경제가 도입되면서 적게는 1000원에서 가족탕의 경우 5000원까지 한다고 한다.

물론 북한의 경제 상황을 감안했을 때 목욕탕 비용이 그리 싼 것은 아니지만 일주일의 한번 정도는 북한 주민들도 목욕탕을 즐겨간다고 한다. 또한, 김정은 체제 이후 목욕탕 수가 늘어나면서 목욕탕에 필요한 물건들(면봉, 손톱깍기 등)이 중국 단둥을 통해 수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목욕탕 외에도 현재 북한에서는 일반 주민들이 운영하는 노래방도 생겨나 여기에 소모되는 물건을 전량 중국에서 들여오는 실정”이라며 “이는 식품이나 원자재 가공 외 북한에서 실질적으로 제조하는 공산품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대북소식통도 “과거 북한에서는 수작업으로 생필품을 만들어 사용했지만 지금은 인건비 등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대부분 중국에서 들여오고 있다”며 “특히 수작업으로 생산하기 어려운 면봉이나 학용품 등 공산품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북한은 미사일, 핵개발 등 무기 제조에는 공을 들이지만 정작 주민들을 위한 생필품을 생산해내는 제조업 기반은 미미해 계속해서 북한의 대중국 무역의존도는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중국의 대북한 수출무역에서 약 60~70%에 달하는 화물이 단둥 항구를 통해 북한으로 들어간다.

통일교육원이 최근 발표한 자료집에 따르면 북한 대외무역에서 북중무역 규모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9년 25%였던 것이 2011년 89%까지 급증했다. 특히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기초 원자재와 공업완성품은 물론 에너지를 수입하면서 광물자원, 수산물 등 1차 자원을 수출하는 전형적인 후진국형 구조로 고착돼있다.

특히 북한의 제조업과 중공업 산업 성장률은 2006년 각각 0.4%, 1.0%였던 것이 2011년 -3.0%, -4.2%로 하락세를 보여왔다.

김수정 기자 (hohokim@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김수정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