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지도부에 힘을 실어주자는 쪽으로 가는 중이다."
민주당 중진들을 중심으로 이처럼 김한길 지도부에 힘을 실어주자는 목소리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특히 특검과 관련해서는 ‘3~4일 내에 답변을 주겠다’는 여당의 답변에 “일단 기다려보겠다”는 응답으로 한발 물러나는 태도를 보이면서, 꼬일 대로 꼬인 정국이 서서히 풀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앞서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 25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의 회담에서 국가정보원(국정원) 관련 특검과 특위 등을 논의하는 ‘4인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3~4일 내에 답변을 주겠다”고 답했고 민주당 측도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경색된 정국 완화에 대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김관영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4인 협의체’와 관련, “새누리당이 양특(특검·특위)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어느 날 갑자기 받을 순 없지 않겠느냐”며 “받는다면 어느 수준이고, 특위에서 의논할 사항이 무엇이며, 위원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 합의할 협의체를 구성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에 대해 배려를 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김 대변인은 특검과 관련, “어제(24일) 황 대표가 일단 특위는 바로 출범하고 특검은 검찰 수사가 끝난 후 의논해볼 수 있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하니 특검도 의논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도 26일 오전에 열린 원내대표회의에서 “속 시원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은 안타깝지만 3~4일 시간을 달라는 여당의 약속은 기다려보겠다”면서 “4인 협의체가 조속히 구성돼서 민주주의 수호, 민생법안과 예산 심의, 기초지방선거의 정당공천 폐지 등 정치개혁 문제를 여야가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특검에 대해 ‘특검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식으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왔다. 김한길 대표도 최고위원회의 등 공식석상에서 “특검 안 된다는 것은 (국정원 사건)진상규명을 아예 안하겠다는 것”, “특검 없는 특위는 무의미”라는 등의 발언을 여러 차례 하며 ‘즉각적인 특검 수용’만을 줄기차게 촉구해왔다.
당의 밀어붙이기식 태도에 같은 당 지도부인 조경태 최고위원이 “일단은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 이제 명실공히 공이 검찰과 사법부로 넘어간 것 아니냐”면서 제동을 걸 정도였다.
이렇게 강경노선을 달리던 민주당 지도부가 반보 물러나게 된 계기는, 꼬일 대로 꼬인 정국을 풀기 위해서는 정치력 복원 차원에서 실제적인 출구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면서부터다.
한동안 당내 강경파에 밀려 ‘리더십의 위기 아니냐’는 불신을 받아왔던 김 대표이지만, 최근 민주당 내에서 지도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솔직히 말하면 김한길 지도부가 지도력이 약하다. 당내에서도 왜 이렇게 오락가락하느냐는 얘기들도 나온다”라면서도 “그래도 힘을 실어주자는 쪽으로 가는 중이다”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 역시 "당장 특검을 못하겠다면, 수사에 정말 문제가 있을 경우 다 끝난 이후에라도 특검 하겠다는 약속을 진정성 있게 보여주면 된다"라며 “정국이 이렇게 경색돼 있으니 책임 있는 야당으로서 손을 내민 거다. 당내 이견도 있지만 일단 지도부를 믿어주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쪽에서 이만큼 손을 내밀었으면 저쪽(여당)에서도 ‘수사 후 특검 약속’을 굳이 거부할 이유가 없을 거라 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과 우윤근 민주당 의원도 이날 오전 8시 국회 귀빈식당에서 조찬 모임을 열고 양당의 중진 의원이 각 5명씩 참석한 가운데 ‘지도부에 힘을 실어주자’는 데에 뜻을 모았다.
민주당 소속인 박병석 국회 부의장은 “정국이 풀리지 않고 국민들의 걱정이 많다”면서 “여야 지도부가 이 어려운 문제들을 잘 풀어 갈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의미에서 모였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의원인 이병석 국회 부의장 역시 “최근 여야의 강대치 현상은, 이대로 가면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정치가 사라지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어 매우 위중한 상황이다”라면서 “여야 대표들이 협상 할 때, 여러가지 의견을 전달하고 도와주는 모습으로 중진들이 의견을 나누자 는 취지로 만들어진 자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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