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선덜랜드 변화 중심…강등권 탈출 숙제는
리그 꼴찌 성적에도 경기력 향상 ‘희망적’
골문 앞 킬러 부재 아쉬움, 기성용 부담 가중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선덜랜드가 강등의 위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정작 한국인 스타 기성용(24·선덜랜드)의 플레이와 입지는 날로 탄탄해지고 있다.
선덜랜드는 22일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서 열린 노리치시티와의 '2013-1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에서 0-0으로 비겼다. 2승4무11패(승점10)로 20개 구단 중 여전히 최하위에 머물렀다. 그나마 잔류권인 17위 웨스트햄과 4점차이로 격차가 크지 않은 게 위안이다.
선덜랜드는 올 시즌 8라운드까지 1무 7패로 승점 1점을 따내는데 그치며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서 꼴찌를 기록하며 챔피언십(2부리그)으로 강등된 박지성-윤석영의 퀸즈파크레인저스(QPR)보다 초반 출발이 더 나빴다.
국내 팬들로서는 2012년 볼턴-2013년 QPR의 악몽에 이어 또 한국인 선수들이 소속된 팀의 2부 리그 강등을 봐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선덜랜드는 지난 10월 29일 뉴캐슬전에서 천신만고 끝에 리그 첫 승을 신고했고, 이어 11월 10일에는 맨체스터 시티를 잡는 이변을 연출하며 기사회생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다시 리그 6경기 연속 무승(3무3패)을 이어가며 좀처럼 부진 탈출의 계기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그나마 최근 선덜랜드의 경기력 자체는 나쁘지 않다는 점이다.
선수단과 불화를 빚다 경질된 디 카니오 감독의 후임으로 거스 포옛 신임감독이 부임하면서 약점으로 꼽히던 수비조직력과 패스 정확도가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득점력 부족으로 충분히 결실을 맺지는 못하고 있지만 최근 경기에서 상당히 공격적인 플레이를 구사해 컵 대회에서 거함 첼시를 잡는 등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다.
선덜랜드 변화의 중심에는 기성용이 있다. 기성용은 선덜랜드 임대 이후 디 카니오 감독에 이어 포옛 감독 체제에서도 중용되고 있다. 첫 유럽진출이후 후방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겸 플레이메이커의 역할에 주력했던 기성용에 대해 포옛 감독이 좀 더 공격적인 역할을 주문하는 것도 큰 변화다.
기성용은 A대표팀 초창기와 FC 서울 시절 공격형 미드필더로도 활약한 바 있다. 사실 기성용의 재능도 오히려 정확한 침투패스와 중거리 슈팅 등 공격적인 면에 더 강점이 많다. 하지만 스피드와 체력 면에서 그동안 다소 후방에 치우쳐 공격 작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해온 게 사실이다.
포옛 감독은 기성용을 전방에 끌어올려 적극적으로 공격을 주도하게 하는가하면, 직접 상대 문전까지 침투해 골을 노리는 역할까지 기대하고 있다. 기성용의 잉글랜드 무대 데뷔골이었던 첼시전의 극적인 결승 득점도 그러한 변화의 산물이었다.
기성용은 리그에서 7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팀은 아직 기대만큼 많은 승수를 쌓지는 못하고 있다. 기성용의 경기력은 점점 궤도에 올라오고 있지만 정작 선덜랜드의 팀 득점력은 향상이 더디다.
기성용이 좋은 패스와 지배력을 보이더라도 최전방과 측면을 책임지는 선수들의 결정력 부족까지 만회할 수는 없다. 또한 아무런 내용상 좋은 경기를 하더라도 결과가 받쳐주지 못한다면 포옛 감독의 전술적 성과도 빛이 바랜다. 선덜랜드의 강등 탈출을 위해서라도 기성용의 부담을 덜어줄 도우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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