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부진 원흉’ 클레버리 어찌 할꼬…모범답안 기성용?
최근 부진 놓고 클레버리 향한 팬들 불만 가중
클레버리 제압한 기성용 가치상승..대안 떠오르나
“영국 출신이 아니었다면 진작 방출됐을 것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한 관계자가 톰 클레버리(24)에 대해 가시 돋친 혹평을 내렸다.
클레버리는 최근 맨유 3연패의 원흉으로 지목됐다. 지난 8일 선더랜드와의 캐피탈원컵 4강 1차전에서는 기성용에게 얻어맞아 자존심을 구겼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는 양 팀 통틀어 클레버리에게 최하 평점인 5를 줬다. 반면, 기성용에 대해선 “정교한 패스로 팀 승리(2-1)를 이끌었다”며 7점을 선사,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클레버리는 정말 쉼 없이 달린다. 하지만 문제는 ‘비효율적’이라는 사실이다. 위치선정이 나빠 엉뚱한 곳에 정력을 쏟아 붓는다. 유연성도 떨어져 장난감 레고의 딱딱한 관절 움직임을 보는 듯하다.
시야가 좁은 2차원적인 평면축구 구사도 아쉽다. 클레버리에겐 ‘높이 개념’이 거의 없다. 시야를 앞뒤좌우로 한정해 제한적인 땅볼패스에 집중한다. 대지를 가르는 고공패스 한 방이 필요한 시점임에도 땅볼패스를 시도한다.
선더랜드전 역습 기회에서 기성용에게 차단당한 땅볼 전진패스가 대표적인 예다. 클레버리는 부아가 치밀었는지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이것이 4차원 기성용과 2차원 클레버리의 격차다. 클레버리가 성공확률 낮은 고공패스를 꺼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실패를 겁내지 않는 용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반면, 기성용은 배짱 두둑한 사나이다. 자타공인 고공패스 마스터로도 불린다. 전후좌우에 하늘까지 더한 3차원 입체축구를 기본베이스로 ‘숨은 1인치’까지 찾아낸다. 번뜩이는 4차원 킬 패스가 바로 그것이다. 적재적소 공간을 찾아 들어가 볼을 배급한다. 두뇌 회전 또한 빠르다. 굼뜬 순발력과 지구력을 지능으로 메우는 셈이다.
기성용과 클레버리는 2012 런던올림픽 8강전에서도 맞붙은 바 있다. 당시 기성용이 ‘영국단일팀 심장’을 맡은 클레버리를 두들겼다. 기성용은 지동원의 선제골을 도왔고, 정확한 패스로 한국 공수를 원활하게 교통 정리했다.
반면, 클레버리는 영국의 심장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공을 축구장 구석구석에 공급해야 함에도 기성용-박종우을 중심으로 한 한국의 조직력에 꽁꽁 묶였다. 클레버리를 도와야 할 아론 램지는 혼자서 천방지축 날뛰었다.
맨유는 2차원 클레버리를 비롯해 가가와 신지, 발렌시아, 라이언 긱스 등 미드필더 대부분 물갈이가 시급하다. 실제로 최근 영국언론도 맨유 부진 이유로 “창조적 미드필더 부재, 기존 미드필더는 그저 쉼 없이 달리는 육상선수일 뿐”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총체적 부실을 드러내며 그간 쌓아온 명성에 흠집을 내고 있는 맨유를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은 차갑게 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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