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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키리졸브 반대하더니 핵 실험은 진행 중?


입력 2014.02.14 11:43 수정 2014.02.14 13:57        김수정 기자

미국 웹사이트 "북한의 이중적 전략…보여주기식 위협 가능성도"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갱도 입구 2개를 새롭게 건설하고 있는 것으로 포착됐다.(자료사진)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 화면 캡처.

최근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지하 핵 실험장의 갱도 굴착공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13일(현지시각) 보고서에서 “최근 촬영한 상업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월 이후 풍계리 핵실험장의 굴착 작업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북한은 신년부터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을 주장하면서 지난해 무산시켰던 이산가족상봉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으나 곧바로 한미군사훈련을 빌미로 제동을 거는 등 ‘대화’와 ‘압박’의 대남전략을 동시에 구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북 전문가들은 대체로 북한이 대외적인 외교 명분을 얻기 위해 표면적으로는 한국과 대화를 시도하지만 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내걸어 협상을 결렬시키고 책임을 전가한 뒤 도발을 감행하는 ‘이중전략’의 일환으로 풀이하고 있다.

유동열 치안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4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북한은 통상 ‘강경모드’와 ‘온건모드’를 병행해 대남전략을 구사해왔다”며 “예상대로 지난해 연말까지 대남도발 수위를 끌어올려 최고조의 갈등을 만들어낸 뒤 이듬해 첫날 신년사를 통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경색된 국면을 풀어보자는 식으로 대화를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대화를 제기하면서도 우리 정부가 납득하기 힘든 이유를 내걸어 어렵게 풀어갈 공산이 크다”며 “우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시 북한은 ‘우리가 대화를 제안했는데 남쪽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도발의 명분을 내세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현재 북한이 1차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한미군사훈련의 반대하면서 이산가족상봉의 연기를 시사했던 점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그는 “따라서 북한은 겉으로는 대화를 운운하지만 언제든 내부적으로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 핵실험을 강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전형적인 북한의 이중적인 대남전략이다”고 전했다.

유 선임연구원은 풍계리 핵실험장 공사와 관련해서도 북한의 이중적인 전략이 숨어 있을 것으로 보면서 보여주기식 위협일 가능성도 배제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은 실제로 핵실험을 감행하지 않더라도 일종의 보여주기식 위협을 가하기도 한다. 38노스 등 국제사회에서 위성을 통해 북한을 감시하는 점을 북한도 잘 알기 때문에 이를 역으로 이용해 핵실험 여부와는 상관없이 마치 조만간 도발을 할 것처럼 연출해 압박을 하는 전략도 구사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남북간 2차 고위급 접촉이 14일 진행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한 대북소식통은 “남북 고위급 접촉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만약 북한이 또 다시 키리졸브 훈련을 이유로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반대한다면 더욱 강경노선을 걸을 공산이 크다”며 “대외적인 비난은 가중되겠지만 북한은 특유의 벼랑끝전술로 압박공세를 펼칠 것이다. 그것이 북한의 특성”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물론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감행하기까지는 여전히 여러 변수가 있지만 항상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최악의 경우, 지난해 초와 마찬가지로 군사 도발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가 이를 철저하게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38노스의 보고서는 “지난해 5월 처음 등장한 서쪽의 새로운 갱도 인근에서 굴착 작업에 따른 토사 더미가 계속 포착되고 있으며, 특히 최근 1개월여만에 토사의 양이 2배 수준으로 늘었다”고 했다.

다만 보고서는 “최근 빠른 갱도 굴착작업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는 명확하지 않으며, 남쪽에 이미 2개의 완성된 갱도가 있기 때문에 이곳이 4차 핵실험 장소가 될지도 불분명하다”며 “지도부의 결정만 있으면 1~2개월 내에 핵실험 준비를 완료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위성사진에는 실제로 핵실험이 준비되고 있는 징후를 찾아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의 지적대로 현재 북한이 4차 핵실험을 실제로 감행할지 여부는 불분명하지만 현재 한국과 대화 기조 속에서도 계속해서 한미군사훈련을 반대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내비치고 있어 또 다시 북한이 대화 후 도발 전략을 구사할지 주목된다.

김수정 기자 (hoho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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