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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뜯기는 쇼트트랙, 신다운·이호석 모두 아들이다


입력 2014.02.14 16:03 수정 2014.02.14 22:01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과거 파벌싸움 여파로 한국 쇼트트랙 레이스에 '색안경'

불운에 우는 선수들..질타 보다 품어야 할 대상

이호석은 승리욕이 남달리 강해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 연합뉴스

한국 쇼트트랙의 집안싸움 원인은 무엇일까.

코치에게 제자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녀 같은 존재다. 내 자녀가들이 고루 국제무대에 나가 피땀 흘린 만큼 메달로 보상받길 원한다. 그러나 ‘애정’이 과하면 집착과 파벌로 변질된다. 결국, 공멸을 부른다. 과거 한체대와 비한체대 사이의 경쟁의식이 과열됐고 이 과정서 ‘불세출’ 안현수(29빅토르 안)를 잃었다.

이 때문일까. 쇼트트랙 팬들은 이제 국제대회서 한국 선수들 ‘경쟁’을 무조건 색안경 끼고 바라본다.

신다운이 1500m에서 넘어지며 뒤따르던 이한빈도 쓰러졌고, 이호석마저 5000m 계주에서 미끄러지며 통한의 눈물을 쏟았지만 위로는커녕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이호석을 위한 변명을 하자면, 넘어지고 싶어서 넘어지는 선수는 없다. 이호석은 승리욕이 남달리 강해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 잘 넘어진다. 밴쿠버올림픽 1500m에서도 골인 지점을 불과 10m 앞두고 성시백을 추월하는 과정에서 뒤엉켜 넘어졌다.

이쯤 되면 ‘징크스’다. 이호석은 할 말을 잃었다. 대표팀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식사도 거르고 두문불출이다. 지금 이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국가대표임이 분명하다. 후배 신다운은 안타까웠는지 대한체육회 트위터에 “계주 탈락에 대해 진심으로 국민들께 죄송하다”면서도 “지금 당사자(이호석)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욕설이 아닌 격려”라고 호소했다.

안현수 또한 한국 쇼트트랙 동반자들을 안타깝게 바라본다.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자꾸만 한국선수들과의 관계가 불편하게 비치고 있다”며 “(4년간 피땀 흘린) 후배들에게 미안하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잘못이 없다. 장기판 위의 말은 그저 조련사 채찍질에 쉼 없이 달리고 또 달리는 가련한 존재다.

“4년이 40년 같았다”는 1988 서울 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 김재엽의 읍소처럼 운동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고통이다. 천하의 피겨퀸 김연아도, 마라토너 황제 황영조도 운동이 주는 고통에 몸서리쳤다. 은퇴번복 과정에선 시련의 나날까지 보냈다. 내 제자에 대한 사랑이 조금만 객관적이면 쇼트트랙에 얽힌 모든 잡음은 순식간에 사그라진다.

지난 4년간의 농사가 백분의 수초 만에 날아갔다. 안현수도 이호석도 신다운도 결국 우리가 품어야 할 아들이다.

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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