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KIA ‘철밥통’ 없다…건강한 긴장

최근 몇 시즌 몇몇 주전 의존도 높아 '낭패'

전지훈련부터 새 얼굴 대거 발굴..동기부여 등 활력

KIA 선동열 감독 의지는 전지훈련지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자료사진). ⓒ KIA 타이거즈

2014시즌 성적이 초미의 관심을 모으는 팀 중 하나가 KIA 타이거즈다.

KIA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 같은 2013시즌을 보냈다. 시즌 초반 우승후보로 꼽히며 선두권을 지켰지만, 중반 이후 급락을 경험하며 신생팀 NC에도 뒤진 8위로 시즌을 마쳤다. 롤러코스터 행보는 팬들 사이에서 조롱이 대상이 되기도 했다.

KIA가 최근 몇 년 들쭉날쭉한 성적을 기록한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주전들의 연이은 부상과 부진이었다. 그만큼 몇몇 주전들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고 대체자원이 부족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올해로 계약 만료 해를 맞이한 선동열 감독이 이를 악문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확실한 체질개선을 통해 '한번 주전이 영원한 주전'처럼 인식되는 철밥통 구도를 깨고 선수단내 세대교체를 통한 건전한 긴장감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 감독 의지는 이미 전지훈련지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최근 괌과 오키나와에서 펼친 장기 전지훈련을 마친 KIA는 투타에 걸쳐 새로운 얼굴을 대거 발굴했다. 선동열 감독은 이번 전지훈련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을 시범경기에서도 중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단순히 백업을 두껍게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훈련과 실전을 통해 기량을 인정받은 선수하면 누구도 KIA의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발등의 불이 떨어진 것은 몇 년간 기대에 못 미쳤던 기존 주전과 베테랑들이다. 최희섭, 서재응, 김상훈, 이범호 등은 이제 자신의 포지션을 놓고 상승세의 젊은 선수들과 원점에서 경쟁해야하는 상황이다.

가장 흥미진진한 자리는 1루다.

외국인 타자인 브렛 필이 유력한 주전 1루수 후보지만 김주형이 스프링캠프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선 감독은 행복한 고민을 안게 됐다. 무릎수술 이후 재활에 전념하고 있는 최희섭으로서는 1군에 합류해도 김주형과 필을 넘기 쉽지 않다. 공수에 걸쳐 쾌조의 컨디션을 선보인 김주형은 3루수 후보로도 거론, 이범호 역시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외야진은 이용규 이적에도 4번타자 나지완을 중심으로 김다원, 이종환, 박준태 등의 성장을 바탕으로 가용자원은 더 풍부해졌다는 평가다. LG에서 FA로 넘어온 이대형과 재활중인 김원섭까지 가세하면 스피드도 끌어올릴 수 있다.

다만, 약점으로 지목되는 포수와 불펜진은 좀 더 지켜봐야한다. 포수진은 김상훈, 차일목, 이홍구 백용환까지 경쟁률이 4:1이다. 불펜진도 외국인 마무리 어센시오에 기대가 높지만 아직 한국무대에서 검증이 되지 않았고 주축 셋업맨인 유동훈이 부상으로 이탈하며 필승조 구축에 애를 먹고 있다.

선동열 감독이 올 시즌 불펜의 핵심요원으로 키우려고 하는 심동섭, 박준표, 한승혁, 김지훈 등이 얼마나 성장하느냐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