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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황식-서병수의 같은 고민 다른 해법 "왜 안뜨지?"


입력 2014.04.11 11:22 수정 2014.04.11 11:28        백지현 기자

전문가들 "김, 당심보다 시민들에 어필해야…서, 컨텐츠를 보여야"

김황식 전 국무총리(왼쪽)와 서병수 전 새누리당 사무총장.ⓒ데일리안

6.4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름값’에 비해서 의외로 탄력을 받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새누리당 사무총장을 지낸 서병수 의원이다.

대법원·감사원·행정부의 고위공직을 두루 거치며 안정적인 국정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아온 김 전 총리는 박심(朴心)논란을 일으킬 정도로 서울시장 후보로서 화려하게 등장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지지도면에서 경쟁후보인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에게 밀리는 등 바람을 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 전 총리는 40여년동안 공직에 몸담으며 정치권에서는 ‘안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했지만, 대중에게는 쉽게 알려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김 전 총리는 새누리당의 7선 국회의원인 정 의원에 비해 인지도면에서 현저히 밀리고 있으며 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난다.

‘내일신문’과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4~6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정 의원(37.5%)이 김 전 총리(17.9%)를 19.6%p 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지지층에서는 격차가 훨씬 더 벌어져 정 의원이60.1%로 김 전 총리(16.3%)를 43.8%p 차로 앞섰다.

김 전 총리의 지지율이 이렇게 부진한 데에는 선거전략을 처음부터 잘못 짰다는 지적이다.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아킬레스 건’을 상쇄하려고 하다 보니 후보간 네거티브 전으로 흐른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돼고 있다.

대표적으로 김 전 총리 측은 정 의원의 현대중공업 광고비 급증 의혹을 제기하며 네거티브 공방전에 불을 붙였다. 이어 ‘3배수 컷오프’에 반발해 경선 보이콧을 선언함으로써 이미지에 흠집을 남겼고, 이혜훈 최고위원과 척을 지게 됐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 최고위원과 척을 둘 필요는 없는데, 이 최고위원의 경선배제를 주장해 이 최고위원의 심기를 건드린 것은 전략적인 미스”라고 말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정 의원과 이 최고위원의 경우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에서 이슈를 만들어 내는 반면, 김 후보의 움직임은 주로 당협위원장과의 간담회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등 너무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전 총리 경선 보이콧 선언 이후 3일만에 일정에 재기한 직후 열린 정 의원의 ‘비전선포식’에도 불참, 정 의원과의 패인 감정의 골이 깨끗히 씻기지 않은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총리측은 당협위원회 방문 일정이 있었으며 정 의원 측으로부터 초청을 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다른 일정이 있었던 이 최고위원은 정 의원의 비전선포식에 참석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정치 관계자는 “두 후보에 비해 당에서의 위치가 견고하지 못해 당심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당심보다는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이슈를 생산해 지지도를 높이는 것이 우선이다”고 말했다.

"서병수 부진? 권철현과의 경쟁에서 표가 분산되고 있어"

부산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서 의원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실시한 부산MBC 여론조사 결과, 권철현 전 주일대사 32.3%, 서병수 의원 23.3%, 박민식 의원 12.7%로 권 전 대사와 오차범위 밖에서 상당한 격차를 두고 뒤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길리서치, 조사기간 3월 30∼31일, 1천명 대상, ARS전화조사법,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응답률 3.5%)

서 의원이 탄력을 받지 못하는 데는 인물론과 콘텐츠가 부족하다는게 정치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10일 ‘데일리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친박(親朴)이라는 것 외에 드러낸 콘텐츠가 부족하다”며 “서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과 같은 대학 동문이고, 여당의 사무총장을 지냈다. 그럼에도 뜨지 않는 것은 개인적인 역량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인물론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분석과 함께 지분싸움에서 밀리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미현 알앤서치 소장은 “권 전 대사는 친이계인데 서 의원이 뒤처진다고 하는 것은 인물론에서 밀린다는 것”이라면서 “더 큰 이유는 표가 분산되고 있다” 밝혔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지역에서는 서 의원을 중앙의 거물로 인식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부산은 다른 곳과 달리 세력이 다 쪼개져 있고, 바람을 잘 안타는 지역이다. 권 전 대사와 오거돈 전 장관 모두 자기지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서 의원의 지지율로 연결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정가에서는 아직 시간이 충분한 만큼 드러난 약점을 보완하고 전략을 수립한다면 그간의 경력과 정치행보를 볼 때 김황식 예비후보나 서병수 예비후보 모두 역전의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백지현 기자 (bevanil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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