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국회의장 의사봉 황우여가 잡나 했더니...
당내 인천시장 불출마 비판론 대두에다 정의화-서청원 변수
강창희 국회의장의 임기 종료가 다가오면서 차기 국회의장을 둘러싼 물밑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강 의장의 임기는 오는 5월 29일에 끝나며, 국회는 임기만료 5일 전까지 후임자를 선출해야 한다.
국회의장은 일반적으로 원내 다수당의 최다선 의원이 맡는 게 관례다. 이에 따라 10일 현재 기준으로 서청원·정몽준(7선), 김무성·남경필·이재오·정의화·황우여(5선)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서 의원과 김 의원은 일찌감치 당권도전 의사를 밝혔고, 남 의원은 6·4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 의원은 국회의장에 별로 뜻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황 대표와 정 의원간 경쟁구도가 굳어지고 있다.
연초까지만 해도 가장 유력한 인물은 황 대표였다. 그는 당대표 임기 2년을 채운 몇 안되는 인물 가운데 한명이다. 또 당 대표로서 제18대 대선은 물론 지난해 치러진 2차례의 재보궐선거를 모두 승리로 이끌었다. 겉으로 크게 드러난 바는 없지만 말 그대로 ‘관리형’ 당 대표로서 최고의 능력을 발휘했다는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평가다.
당내 한 관계자는 최근 ‘데일리안’과 만나 “그간 황 대표가 당을 위해 일하면서 이룬 것을 감안할 때 차기 국회의장으로 가는 게 당연한 수순 아니겠는가”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류가 변하고 있다. 당 내에서 ‘중진 차출론’이 거세게 거론되면서 하나둘씩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가운데 황 대표가 인천시장 출마를 끝내 거부한 것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황 대표 대신 지방선거를 관리해야 할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이 인천시장에 출마하면서 내각 구성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부담이 가중됐다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2년의 임기를 보장해준 것만으로도 충분한 보답이 아니겠는가”라며 당내의 불만 기류를 전했다.
이번 원자력방호방재법 개정안의 처리 불발에 결정적인 작용을 한 국회 선진화법도 황 대표에게 악재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 그는 국회 선진화법 처리 당시 원내대표로서 최선봉장에 섰으며, 최근까지도 당 내의 국회 선진화법 개정 요구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황 대표가 주춤하면서 또 다른 후보군인 정의화 의원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는 비주류로 평가받고 있지만 지난 18대 국회에서 국회 부의장을 맡아 안정적으로 원활하게 운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회 선진화법 처리 당시에 정 의원이 당내 중진 의원들과 함께 ‘국회 마비법’이 될 수 있다며 반대 의사를 밝힌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기류를 감지한 듯 정 의원도 국회 안팎 구분없이 당 소속 의원들과 만남을 갖는 등 스킨십 강화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변수는 서청원 의원이다. ‘당권 도전’으로 굳어만 가던 그의 행보를 두고 최근 당 내에서는 ‘국회의장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서 의원의 당권 도전에 가장 큰 변수는 전당대회보다 두달가량 먼저 치러지는 원내대표 선거다. 현재 유력 주자인 이완구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될 경우 지역안배 차원에서 서 의원에게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서 의원과 이 의원 모두 충청권 출신이기 때문이다.
당내에서 ‘서 의원은 국회의장, 최 원내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라는 말이 심심찮게 나오는 것도 이와 같은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내 한 핵심 관계자는 “최근 들어 서 의원이 당 대표로서 전면에 나서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며 “대신 김무성 의원에 대한 견제카드로 최 원내대표가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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