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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간송문화전 안보셨다구요? 세상에나...


입력 2014.04.25 11:47 수정 2014.04.25 11:51        최진연 기자

지난 3월부터 DDP서…훈민정음 원본 등 국보 보물급 100여점 총출동

한글을 만든 이유와 원리를 설명한 ‘훈민정음’ 원본 등 우리나라 국보, 보물급 문화재 100여점이 열리는 전시가 요즘화재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지난 3월부터 오는 9월28일까지 개최되는 ‘간송문화: 문화로 나라를 지키다’전, 이 전시는 간송미술관 전신인 보화각이 1938년 설립한 이래 76년 만에 첫 대규모 나들이전시다.

이번 전시에는 '훈민정음'은 물론 8m18㎝ 길이에 달하는 현재 심사정의 ‘촉잔도권’등은 처음 등장했으며, 혜원 신윤복, 겸재 정선, 추사 김정희, 오원 장승업, 윤덕희 등의 작품들을 직접 눈으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다. 삼국시대와 고려 및 조선의 고미술 등이 총 망라된'간송문화'라는 큰 주제 아래 1부와 2부로 나누어 각각 전시된다.

간송이 경성미술구락부 사상 최고의 낙찰가를 기록한 조선시대 백자의 대표작 국보 294호 '백자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병'을 한 여대생이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최진연 기자

6월15일까지 열리는 1부 전시에서는 간송의 다양한 문화재 수집 일화를 중심으로 꾸몄다. 훈민정음 등 수집 내력이 정확히 밝혀진 작품위주로 선보인다. 2부는 7월2일~9월28일 간송의 주요 소장품을 장르별로 나눠 공개하고 오는 2016년까지 다양한 기획전을 DDP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백성을 위해 글자를 만든 예는 우리나라가 인류역사상 최초다. 훈민정음에는 "나라 말씀이 중국과 달라 한자와 서로 통하지 않으니…"라고 한 ‘예의본’ 과 글자를 지은 뜻과 사용법 등을 풀이한‘해례본‘이 있다.

1962년 12월 국보 70호로 지정된 훈민정음 해례본 원본은 1997년 10월 유네스코세계 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최진연 기자

예의본은 ‘세종실록‘ ’월인석보‘에 실려 전해졌으나, 해례본은 1940년 경북 안동시 와룡면에서 발견될 때까지 고대글자 모방설 등이 나올 정도로 구구한 억설이 있었으나, 이 책의 출현으로 모두 일소됐다.

‘훈민정음 해례본’ 원본은 이한걸 가문이 소장해왔는데, 세종이 그의 선조 이천이 여진을 정벌한 공로를 인정해 직접 하사한 것이다. 그 후 간송미술관이 거액을 주고 소장되게 됐다. 훈민정음이 학자들과 일반에게 공개된 것은 해방 이후다. 1962년 12월 훈민정음은 국보 70호로 지정됐고, 1997년 10월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조선시대 3대화가로 꼽는 오원 장승업의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최진연 기자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에게 가장 시선을 끄는 부스는 세종대왕의 최대 업적인 훈민정음 원본이 전시된 곳이다. 이곳에서 만난 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인 최다미양은 “교과서에서만 보던 훈민정음의 실제모습을 이곳에서 보게 돼 너무 신기하며, 세종대왕을 직접 만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사립박물관인 간송미술관은 한국의 국보를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박물관 중 하나다. 간송미술관이 세워진 것은 1938년. 간송 전형필(1906~1962)에 의해서다. 우리 문화유산을 수집하는데 헌신했던 그가 찾아낸 최고의 문화유산은 바로 훈민정음 해례본 이다. 그가 이 책을 찾아내 지켜내기까지의 과정은 남달랐다. 6.25전쟁 때는 훈민정음을 베개 속에 넣고 지켰을 정도였다고 한다.

국보 270호인 청자 모자원숭이형 연적은 어미 원숭이가 보채는 아기 원숭이를 사랑스럽게 쳐다보는 모습을 나타낸 것으로 고려청자 특유의 비취색이 아름답게 묻어있는 국내 유일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간송미술관 제공

그는 또한 겸재 정선의 ‘해악전신첩’과 현재 심사정의 ‘촉잔도권’을 수집하고, 경성미술구락부 경매장에서 ‘백자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병’(국보 제294호)을 비롯해 고려청자, 조선 백자 등을 구입하며 우리 문화재의 해외 반출을 막았다.

1936년에는 일본에서 활동하던 고려청자 수집가인 영국인 국제 변호사 존 개스비를 찾아가 ‘청자기린유개향로’(국호 제65호)‘청자모자원숭이형연적’(국보 제270호)등을 찾아오기도 했다. 그동안 간송의 소장품은 1971년부터 1년에 단 두 번 열리는 전시를 통해서만 외부에 공개됐었다.

신윤복의 대표작 중 하나인 기방무사, 삼성전자가 간송문화전에 '커브드 UHD TV 영상존'을 마련하고 간송미술관의 주요작품들을 UHD 초고화질로 선보이고 있다ⓒ최진연 기자

전시장 벽면에 설치한 동영상 코너도 눈길은 끈다. 이번 전시기간 동안 삼성전자가 간송문화전에 '커브드 울트라HD(UHD)TV 영상존'을 마련해 간송미술관의 주요 작품들을 UHD 초고화질로 선보이고 있다.

삼성은 영상존을 통해 '훈민정음 해례본'과 '청자상감운학문매병', '혜원 신윤복 전신첩'등 3점을 UHD 콘텐츠로 제작해 우리문화의 아름다움을 관람객들에게 전하고 있다. UHD 화질로 제작된 영상을 통해 '해례본' 목판인쇄의 정교함과 세월의 흔적을 담은 종이의 질감, '청자상감운학문매병'의 유려한 곡선미와 표면에 세세히 남아있는 빙렬도 또렷한 화질로 감상할 수 있다.

최진연 기자 (cnnphot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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