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잔 속 태풍' 씨티은행…"작년부터 구조조정 준비"
노조 "점포통폐합으로 구조조정 목표치 달성 못하면 PMP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할 것"
씨티은행(은행장 하영구) 노조가 단계적인 파업에 돌입하기 위해 조합원들을 상대로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씨티은행이 사규 어디에도 없는 인사징계 규칙을 만들어 운용하고 있는 것이 불법이라는 추가적인 소송도 준비 중이다. 이에 따라 씨티은행 측과 노조 간 격렬한 공방이 예상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 측은 지난해부터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준비하기 위해 PMP(performance management program)운용안을 마련, 현재 활용중이다.
씨티은행 노조에 따르면 PMP는 개인별로 실적 달성 포인트를 부여하고 월 500포인트 등 일정 실적을 달성하지 못하면 경고→주의→견책→정직→감봉→면직검토 수순으로 징계를 내리는 방안이다. 56개 점포를 통폐합하면서 사측이 원하는 수준의 구조조정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PMP를 활용,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할 것이라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특히 노조는 PMP운용이 인사규정, 취업규칙 등 사규 어디에도 없어 사측이 PMP를 운용하는 것 자체가 위법이라는 입장이다. 현재까지는 씨티은행 측의 PMP운용으로 정직이나 감봉 처분 등 징계를 받은 사례는 없다.
노조 관계자는 "하영구 행장이 인사규정, 취업규칙 어디에도 없는 PMP운용을 언급했었다. 이것은 사규 어디에도 없는 위법이라고 지적하자 하 행장은 아무 대답도 못했다"면서 "사측도 PMP운용이 사규 어디에도 없는 것이기 때문에 공식화하지 못하고 암암리에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는 PMP 달성 목표를 낮게 잡고 있는 상황이지만 사측이 원하는 수준만큼의 구조조정에 실패한다면 PMP틀에 은행원들을 넣고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할 것"이라면서 "이미 인사고과가 나쁘면 승진이 안 되거나 지점장을 후선에 배치하는 등의 인사조치가 이뤄지고 있는데 추가적으로 PMP를 운용하고 있는 것은 향후 예정돼 있는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노조측은 지난 16일과 23일 법원에 제출한 은행지점 폐쇄금지 가처분 신청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재판장이 씨티은행 측의 변호를 맡고 있는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인의 지인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는 지난 16일 씨티은행 구조조정 대상 56개 지점 가운데 수원역·경서동지점, 도곡매봉지점·압구정미성지점·이촌중앙지점에 대한 은행지점 폐쇄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냈으며 이어 23일에는 10개 지점에 대한 은행지점 폐쇄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추가로 제출한 바 있다.
이에 법원이 같은 성격의 소송이라며 16일과 23일 접수된 소송을 병합, 지난 금요일 함께 진행하자 노조가 이에 반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재판장이 씨티은행 측 변호인과 동창·동기 인 것으로 아는데 따로 소송이 들어간 것을 하나로 병합했다는 것은 우리측에서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 씨티은행 노조는 30일 조합원들의 투표를 통해 파업여부를 결정하고 5월 2일 중앙노동위원회의 쟁의 조정을 기점으로 3단계의 태업과 부분 파업을 거쳐 전면 파업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절차 1단계는 △점포·부서별 릴레이 휴가 △내부 보고서 작성 거부 △판촉 활동 중단 △씨티그룹 본사 콘퍼런스콜(전화회의) 거부 등이며 더불어 영어사용에 대해서도 거부하기로 했다. 씨티은행은 2006년부터 외국인 임직원이 받는 문서에 한글과 영어를 병기하고 있다.
2단계는 예·적금, 카드, 펀드, 보험 등 신규상품의 판매 거부, 3단계는 부분 파업, 영업점별 순회 파업이 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씨티은행 관계자는 "은행은 계속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노동조합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나 대체인력 투입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검토된 바 없다"면서 "아울러, 노동조합이 쟁의행위에 돌입한다 하더라도 고객의 불편이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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