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하늘호수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
[Wanna Be There]인따족의 삶의 터전, 인레호수
미얀마에서 유명한 것을 꼽자면 크게 두 가지일 것이다.
하나는 장엄히 솟은 파고다이고, 또 하나는 바로 인레호수(Inle Lake)다. 해발 1,200m 고지대에 존재하는 큰 규모의 호수로 길이 22km에 넓이가 11km에 이른다. 인레호수에는 17개의 수상 마을이 있고 1,500여명의 인따족 사람들이 삶의 터전으로서 살아가고 있다.
도로사정이 좋지 않은 미얀마에서 국내 이동은 비행기가 가장 편리하다. 우리는 만달레이에서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30여 분간 날아 헤호에 도착했다. 헤호 공항에 도착한 후, 또 40여 분을 차로 달리면 인레호수를 눈에 담을 수 있다.
인레호수 선착장 근처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객실 테라스에서 한숨을 돌렸다. 그렇게 바라본 인레호수의 서막은 황홀함 그 자체였다. 며칠간의 여정에서 불교의 파고다를 통해 미얀마의 역사를 보았다면, 헤호에서는 바다처럼 드넓은 인레호수의 환상적인 풍광을 바라보며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었다. 거기에 수상 리조트의 낭만은 덤. 마음이 절로 평안해지는 것이, 고요한 여행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서슴없이 추천하고 싶다.
인레호수에서의 교통수단은 당연히 '배'다. 가까운 곳이든 먼 곳이든 보트를 타고 이동하게 되는데 따뜻한 여름 나라지만 달리는 속도가 있기 때문에 찬바람이 서늘하게 느껴진다. 보트 안에도 비상용 우산과 담요는 준비되어 있지만 외출 시에는 따뜻한 여벌의 자켓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또 보트를 타기 전에 과자를 하나 준비하면 호수 위를 날아다니는 갈매기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유적지와의 거리에 따라 30~40여분을 이동하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물론 수 십 마리의 갈매기 떼가 먹이 다툼을 하다 머리 위에 실례 할 수도 있으니 우산을 펼쳐드는 것을 잊지 말도록.
인따족의 삶의 터전, 인레호수
인레호수에는 수상 리조트는 편리하고 아름답지만, 현지인들의 삶을 좀 더 가까이서 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수상 리조트의 여유로움을 충분히 즐겼다면 보트를 타고 그들의 삶 속으로 좀 더 들어가 보자.
인레호수의 주인은 인따족(Intha People)이다. 인따는 'Children of the Lake' 호수의 아들이라는 뜻이다. 수상마을에 사는 인따족들은 호수에서 태어나 호수에서 생을 마감하는데 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나룻배를 타고, 고기를 잡거나 수경재배를 하며 그 수확물을 배 위에서 거래함으로써 생계를 이어간다. 아이들의 학교 역시 수상 건물이다. 아이들 역시 인레호수에서 수영을 하며 어린 시절을 보낸다.
미얀마 인레호수와 언뜻 닮은 곳이 또 있다. 바로 캄보디아 씨엠립의 톤레삽호수다. 그러나 인레호수의 사람들은 관광객을 향해 '원달러'를 외치지 않고 대부분 조용히 자신들의 생업에 종사하는 편이다.
어업만으로 생활이 힘든 캄보디아 톤레삽호수의 주민들에 비해, 인레호수에는 어업과 더불어 자신들의 노력으로 만든 선상 농경지 '쭌묘'가 있기 때문이다. 쭌묘란 수초 위에 흙을 덮어 만드는 수상 토지로, 대부분 토마토나 불단에 바칠 꽃을 재배한다. 노력의 산물로 탄생한 농경지인 만큼 그들에게는 자부심이자 귀중한 밥줄인 셈이다.
드넓은 호수에서 방향감을 잃지 않기 위해 한쪽 발은 배 위에 딛고 다른 한쪽 발로 노를 젓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낮고 좁은 나룻배 위에서 중심을 잡는 것 자체가 신기할 정도… 발로 장대를 내리쳐 물고기를 놀라게 한 후, 대나무로 엮어 만든 덫으로 낚아 올리는 통발낚시는 낯설고도 독특한 문화였다.
보트를 타고 그들의 문화 속으로
쉐 인떼인 파고다(Inndein Pagoda)는 인레호수 북쪽에 위치한다. 11세기에 건설된 500여 개의 작은 불탑들이 운집되어 있는 곳으로, 마치 숲 속에 버려진 듯한 느낌으로 자연 방치되어 과거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불자들의 시주를 통해 일부 훼손된 불탑들을 보수 정비하고 있으며 시주자의 희망에 따라 이름을 새겨 넣거나 금색, 흰색, 홍금색 등 다양한 색으로 칠해지고 있다.
배를 타고 잠시 이동한 후 내린 곳에는 목 긴 부족 '빠다웅족'(태국에서는 카렌족으로 불림)을 잠시 만날 수 있다. 부족이 직접 만든 수공예품과 액세서리 등을 비롯하여 여러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어 둘러보기 좋다.
아름다움의 척도를 긴 목으로 생각하는 빠다웅족은 목과 팔목, 무릎, 발목에 여러 개의 링을 걸고 점점 목을 늘리는 것이 특징. 그러나 이것은 동시에 어깨를 내려 앉히는 것이기도 하기에, 목 긴 부족의 여성들은 팔을 들어 올리지 못한다고 한다.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은 각기 다르다지만 조금은 안타깝기도 하다.
인레호수는 우기가 되면 연꽃이 많이 피는데, 연꽃 줄기에서 실을 뽑는 연사 방식이 발달해 있으며 품질도 뛰어나다. 전통 실크 공방에서는 그 과정을 직접 체험 해볼 수 있다. 밝은 미소로 갓 뽑아낸 실에 행운을 담아 손목에 묶어주기도 한다.
그 외에도 보트 투어를 통해 공예품 제작공방, 수작업 담배공방, 은세공 공방등 전통 공방들을 방문 체험하므로 다양한 문화를 경험 해볼 수 있다.
물에서 태어나 물로 돌아가는 인레호수의 삶. 일년 내내 잔잔한 호수를 닮은 그들의 삶이 내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 자연이 보여주는 예술과 현실의 경계에서 과욕하지 않고 소탈히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은 당신에게도 잔잔한, 그러나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글·사진-스까
데일리안과 하나투어GetAbout(getabout.hanatour.com)의 제휴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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