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분양시장' 침체...1순위 청약 '급감'
청약 1순위 마감 비중 25.4%...전년 대비 11.8%포인트 하락
전국적으로 청약 마감률 높지만 '수도권'은 여전히 침체
올해 초부터 수도권 분양시장에 불어닥친 칼바람이 여전하다. 전국적으로 아파트 공급 물량이 늘고, 청약 결과도 양호한 성적을 올리고 있지만 수도권 분양은 지방에 비해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3일 부동산 114에 따르면 올 1월부터 5월까지 청약접수를 끝낸 전국의 아파트 가운데 1순위 마감 비중은 42.3%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09년 47.4%로 정점을 찍은 이후 줄곧 20~30% 대를 오가다가 5년만에 다시 40%대에 진입한 수치다.
이러한 실적 호조는 특히 지방광역시가 크게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은 혁신도시 등의 호재로 1순위 청약 마감 비중이 작년 46.1%에서 올해 82.9%로 두 배 가까이 껑충 뛰어오른 반면 수도권은 25.4%로 지난해(36.8%)보다 11.4%포인트나 떨어졌다.
수도권의 경우 지난해 판교와 위례, 동탄 2신도시 및 강남 재건축이 분양호조를 이끈 반면 올해에는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사업지 분양이 많지 않은 게 침체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전용면적별로도 수도권과 지방간 큰 차이를 보였다. 지방은 모든 면적에서 골고루 증가했고, 특히 85㎡ 초과 대형면적의 1순위 청약 마감(78.6%)이 60㎡ 이하 소형면적 마감(70.4%)을 추월하는 역전 현상도 일어났다.
반면 수도권은 60㎡이하 소형면적에만 1순위 청약이 쏠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60㎡이하 1순위 청약 비중은 지난해 28.9%에서 올해 42.6%로 늘었지만 60㎡~85㎡, 85㎡ 초과 면적은 최근 2~3년사이 계속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수도권과 지방간 '분양시장 온도차'는 시장에 유입되는 수요자들의 차이를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수도권 분양시장은 실수요자 위주로 구성되어 있는 반면 지방광역시는 실수요자 외에 분양권 거래를 통한 차익실현을 원하는 투자수요도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은진 부동산 114 선임연구원은 "수도권은 실수요자 중심의 거주목적이 청약의 우선 조건이 되기 때문에 선호하는 지역의 아파트에만 수요자들이 쏠리고 있고, 중대형보다는 중소형 아파트가 우선 청약 대상이 되고 있다"며 "반면 지방광역시는 단기 분양권 거래를 통해 차익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수요가 유입되면서 지역과 규모에 상관없이 분양시장이 호황을 누리는 모습이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다만 지방 분양시장도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위험요인을 안고 있다"며 "지방분양시장을 견인하는 단기 투자 수요층이 이탈할 경우 과거와 같이 급격히 냉각 될 수 있기 때문에 호황의 이면을 늘 주의하면서 신규 아파트 청약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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