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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부유출 없다는 카드브랜드의 '허와 실'


입력 2014.07.16 09:33 수정 2014.10.02 18:01        윤정선 기자

신한카드 이어 국민카드도 국내결제 수수료 물리지 않는 카드 출시

국제브랜드 카드사 "수익구조 왜곡해서 바라보고 있어"

신한카드 에스앤(S&)과 국민카드 케이-월드(K-World). 사진은 각 카드사 제공

국내 카드사들이 국제브랜드 카드사에 수수료를 물지 않는 카드 브랜드를 잇단 출시하면서 국제브랜드 카드사들의 심기가 불편하다. 국내 카드사들이 정당한 수수료 체계를 왜곡해서 바라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와 제휴를 맺고 국내 카드이용분에 수수료를 물리지 않는 '에스앤(S&)' 브랜드를 지난 9일 출시했다.

국민카드도 JCB인터네셔널과 함께 국내결제에 대해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케이-월드(K-World)' 브랜드를 이달 안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들 카드사 모두 '국부유출 없는 카드'라며 소비자들이 국내결제에 수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에스앤이나 케이월드 모두 특별한 기능을 담기 보다 '국내결제에 수수료를 물지 않는 카드'라는 일종의 표식이다.

일반적인 소비자 입장에선 국내결제에 대해 수수료를 물지 않는다는 홍보 문구를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편의점에서 1만원을 결제해도 카드이용자가 내는 수수료는 없기 때문이다.

이는 신용카드 결제체계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마스터카드나 비자로고가 찍혀 있는 카드로 해외에서 사용하면 1% 수준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해외결제수수료는 소비자가 직접 부담하기 때문에 카드를 사용하면서 이를 인식한다.

특이한 점은 이들 브랜드 카드사가 국내결제에서도 수수료를 챙긴다는 것이다. 해외 브랜드카드사는 대략 0.04% 정도 국내결제금액에 수수료를 받는다. 100만원을 백화점에서 결제하면 400원은 마스터카드나 비자 같은 카드브랜드사의 차지다.

이 같은 수수료는 카드 이용자가 직접 내지 않는다. 카드사가 회원의 연회비나 가맹점수수료에서 일정 부분을 떼서 주는 식이다. 이는 해외겸용카드가 국내전용카드보다 연회비가 더 높은 이유다. 간접적으로 수수료가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는 셈이다.

또 다른 문제는 해외겸용카드 사용처가 해외보다 국내사용이 더 많다는 점이다. 지난 2012년 신용카드 결제금액 중 해외사용 수수료로 브랜드카드사에 빠져나간 금액은 152억8100만원이다. 반면 국내사용은 1061억7500만원으로 오히려 더 많았다.

이 때문에 정치권이나 카드업계 안팎에서 국부유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국내에서 카드사용이 많을수록 해외 카드브랜드사가 돈을 챙기는 구조인 까닭이다. 또한 국내결제에선 비자나 마스터카드 결제망을 사용하는 게 아닌 밴(VAN)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수수료를 받아갈 명분이 떨어진다.

하지만 국제브랜드 카드사는 국내 카드사가 오히려 정당한 수수료 체계를 삐뚤게 보고 있다고 반박했다.

국제브랜드 카드사 관계자는 "국내결제 수수료 부담체계는 세계 공통 사항"이라며 "연회비는 카드사와 회원의 문제이기 때문에 국제브랜드 카드사와 연결 짓는 것은 바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해외결제 수수료 1%는 결제망 이용료"라며 "국내결제에 물리는 수수료(0.04%)는 해외결제 수수료보다 훨씬 적은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망 이용료가 아닌 마케팅이나 신상품 개발과 같은 카드사 업무를 돕는 대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엄밀히 따지면 국부유출이라기 보다 국제 브랜드 카드사의 수익구조"라며 "외국계 회사라는 이유로 정상적인 B2B(기업간거래)를 국부유출로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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