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녀응원단 체류비 전액부담, 당신의 생각은?
"북한 변화 촉진 차원 OK" VS "미사일 발사하는데 돈내?"
일각에선 "'체류비 지원' 문제보다 '전면개방' 요구해야"
남북 당국이 아시안게임과 관련된 실무접촉을 앞둔 가운데 북한 ‘미녀 응원단’의 체류비를 남한 정부가 전액 부담해야하느냐를 두고 시민사회의 의견이 분분하다.
남북통일과 북한 사회 변화 등 장기적인 시각에서 우리 정부가 과거와 같이 체류비를 전액 지원, 남한의 풍요롭고 자유로운 실상을 ‘미녀 응원단’에게 심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반면 최근 수차례 미사일을 발사해 긴장 분위기를 조성한 북한이 ‘뻔뻔하게’ 체류비 전액을 지원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들여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는 부산아시안게임(2002년),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2003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 대회(2005년)에 방문한 북한 응원단의 체류비를 전액 지원한 바 있다.
‘미녀 응원단’의 체류비 전액 지원을 찬성하는 쪽은 응원단을 우리나라에 체류시키면서 풍요로운 남한사회와 자유로운 분위기 등을 직접 주입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판단이다. 이를 통해 북한의 변화가 촉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용상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사무국장은 “북한의 변화를 촉진하는 차원에서 우리나라 측에서 체류비를 부담하는 것은 옳다고 본다”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한국의 우수성을 보여주고 사회분위기와 문화 등을 직접 체험시켜 북한 사회 변화를 이끈다면 체류비 지원은 전략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상헌 북한인권정보센터 이사장은 “응원단에서 ‘김정은 만세’ 같은 돌발적인 상황이 벌어질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자유로운 모습을 보고 즐겁게 지내다가 보내는 것이 전략적으로 필요하다”면서 “체류비 전액을 지원, 응원단을 우리나라로 불러 들이는 것은 오히려 호재다. ‘철 없는 아이들’을 보는 심정으로 넉넉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최근 연이어 미사일을 발사하며 긴장 국면을 조성한 북한에 응원단 체류비를 전액 지원하면서 까지 초청할 필요가 있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상존하고 있다.
북한이 ‘미녀응원단’의 아시안게임 참석을 요청하는 등 화해무드를 조성하면서 연이어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북한의 전형적인 화전양면 전술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필요한 시점에서 응원단 체류비 전액 지원을 결정하면 북한에 미사일 발사를 용인하는 시그널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북한은 지난달 29일 스커드 미사일 2발, 9일 스커드 미사일 2발, 13일에 스커드 미사일 2발을 연이어 발사한 바 있다.
서재평 북한민주화위원회 사무국장은 “북한에서 내려오는 이른바 ‘미녀응원단’은 철두철미한 사상 교육을 받고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도 검증 받은 인물들”이라면서 “물론 남한의 문물을 보고 느껴 돌아가 북한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은 있지만 이들의 목적은 북한체제 선전”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 국장은 “더욱이 전술·전략적인 차원을 떠나 도발적 의미의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에 체류비를 전액 지원한다는 것은 국민의 입장에서 봤을 때 납득하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최근 남북간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개최하는 실무회담에서 ‘미녀응원단’의 체류비 문제가 아닌 남북 간 ‘전면개방·자유왕래’를 역제안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역제안을 통해 남북회담의 주도권을 가져오자는 제안이다.
이광백 자유조선방송 대표는 “체류비를 전액 부담하느냐, 마느냐에 대한 논의 보다는 남한 측에서 ‘전면개방·자유왕래’ 등의 파격적인 역제안을 통해 남북회담의 주도권을 찾아올 필요가 있다”면서 “김정은 정권을 수세의 입장으로 몰아 그들이 불가피하게 변화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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