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만료폐기 법률 94%가 의원발의 "일은 해?"

바른사회시민회의 의정모니터단 "상임위원회, 의원들 통제 장치 없다"

지난 18대 국회에서 임기만료로 폐기된 법률 6301건 가운데 94%에 해당하는 5922건이 의원발의 법률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바른사회시민회의 의정모니터단이 발표한 ‘18대 국회, 임기만료폐기 법안분석’에 따르면 18대 국회에서 의원 입법으로 발의됐다가 임기만료로 폐기된 5922건의 법률은 전체 의원발의의 절반에 해당하는 48.5%였다.

바른사회시민회의 관계자는 “임기만료폐기 법률안의 증가로 법률안의 발의 과정 중 들인 시간과 비용이 낭비됐다”면서 “전문성이 결여된 법률안의 과잉제출과 표심을 얻기위한 입법 활동으로 실질적으로 필요한 법률안 심의가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임기만료폐기 법률안 가운데 단 한 번도 논의되지 못한 채 폐기된 법안은 1373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 한차례 회의가 열린 것도 2049건에 달했다.

소관 상임위 전체회의의 주 내용은 법안을 상임위 내에 있는 법안소위로 배분하는 것이다. 때문에 법안과 관련, 1회 이하로 회의를 했던 54.3%의 법률안들은 내용에 대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채 폐기되는 셈이다.

바른사회시민회의 관계자는 “(법안 관련) 회의를 한 번도 하지 않은 위원회로는 보건복지위원회, 지식경제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가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면서 “상임위원회나 의원들을 통제할 만한 장치가 없다는 것이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현 19대 국회도 ‘일 안하는 국회’라는 오명을 쓸 가능성도 제기된다. 19대 국회에 계류 중인 의안은 7600개로 이 가운데 의원발의 법률은 7173건이다. 전체의 93% 수준이다. 계류법안이 19대 국회 회기 내 처리되지 못하면 7600개의 법률안은 다시 휴지통에 처박히게 된다.

바른사회시민회의 관계자는 “18대 국회에서는 역대 국회 중 가장 많은 법률안이 발의했다”면서 “국민들이 법률안 가결, 폐기 등 세부적인 평가보다는 법률안 발의 횟수에 비중을 두는 것이 임기만료폐기 법안을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