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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구도 깬 이정현 '잘 뽑았다' 소리 들으려면...


입력 2014.08.04 11:31 수정 2014.08.04 11:35        이상휘 대표

<칼럼>의정활동 통해 진짜 지역구도 제대로 깬 인물로 거듭나야

7.30재보궐선거에서 깨질것 같지 않던 지역주의의 벽을 넘어서 전라남도 순천,곡성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정현 새누리당 당선인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31일 오전 순천시 새누리당 정당 선거사무소에서 이정현 당선인의 안경에 '정치혁명'글귀가 비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대단한 일이다. 재보선을 단순하게 볼 수 없는 이유가 있다. 확대해석하고자 하는 게 아니다. 첫째는 정치적 패러다임의 변화이다. 둘째는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의 당선이다.

대한민국 정치사에 새로운 계기다. 두 가지 이유가 연관성이 있다. 정치의 패러다임 변화는 이렇다. ‘새로운 실사구시의 행태’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 의원의 당선은 이렇다. 망국적 지역감정과 이념적 대립에 균열을 보였다. 그가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국가 정치발전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정치의 패러다임의 변화를 보자. 이념과 지역간 대립이 타격을 받았다. 처음이다. 세월호 참사라는 국가위기 상황에서였다. 당연히 집권여당이 심판받아야 한다. 야당의 압승이 예상된 이유다.

결과는 거꾸로였다.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의 호남지역 당선, 권은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대한 최저 투표율 22%. 모두 호남지역이다. ‘말뚝만 꽂아도 당선되는 지역’이다. 그 배경에 이념과 지역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렬하게 이념과 지역감정은 배신(?)당했다.

‘신 실사구시의 정치’가 온 것이다. 선조들의 정치는 학문이었다. 계파간 대립도, 세력형성도 그러했다. ‘선조들의 이데올로기는 학문인 것이다.’

실사구시는 실학사상의 기반이다. 영·정조시대의 실학사상이 그것이다. 형이상적 유교사상에 대한 반동적 성격이다. 실용적 가치에 대한 반항적 학문인 것이다. 공리공론과 구제도에 대한 반성이기도 하다.

조선후기 실사구시는 부국강병의 기치로 설파되기도 했다. 김옥균, 박영효, 홍영식 등의 개화파가 주동이었다. 폐일언하고, 실사구시는 허울뿐인 구태를 비판했다. 현실에 대한 자기반성을 통한 실용적 정신을 의미한 것이다. 유교적 가치가 팽배한 시대였다. 많은 부침과 실패가 있었다.

그러나 가장 근대지향적 사상으로 평가된다. 실사구시다. 이번 재보선에서 그것을 본 것이다. 망국적 지역감정, 망국적 이념대립, 두 가지는 국가적 통합을 막는 절대적 요인이다. 수십년을 이어온 것이다. 순수성을 상실한 지 오래다.

위정자들은 이를 악착같이 이용했다. 그러면서도 통합을 외쳤다. 철저한 위선이었다. 따라서 이 의원의 당선은 반동이다. ‘망국적 지역감정과 이념대립’에 대한 반항인 것이다.

국민의 감성에 부합하는 인물이 필요한 시대가 온 것이다. 무엇을 해줄 수 있고, 그러한 능력이 되느냐가 판단 기준이 되었다. 지역이 같고, 색깔만 같다고 표를 주는 시대가 지나가고 있다.

권 의원의 광주지역 투표율도 같은 맥락이다. 공천에서 보여준 새정연에 대한 실망감이다. 22%, 역대 최저다. 굉장한 냉소적 표현이다. 원래 정치적 자존심이 강한 지역이다. 권 의원에 대한 투표율의 의미가 큰 이유다. 이 의원의 당선만큼 광주의 지형도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상적이며, 현실과는 멀어진 유교적 가치에 반발했던 실사구시였다. 지역보다, 이념보다, 실용적 가치가 있는 인물을 선택한 7.30 재보선이다. 진부해진 정치사에 ‘새로운 실사구시’의 화두를 던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의원의 사명감이다. 새누리당 의원이다. 그러나 무소속 의원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행동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그렇게 되었다.

호남, 그것도 전남지역에서 일을 냈다. 정치사에 처음 있는 일이다. 진정성이 있고, 능력이 있고, 새정연 후보가 적당치 않았고, 등등의 이유는 쓸모없다. 호남에서는 이 의원의 당선을 두고 갑론을박이 거세다.

‘도대체 무슨 일을 했느냐’는 당혹감도 있다. 망국적 지역감정을 호남에서 깨뜨렸다는 자긍심도 있다. 당연한 논쟁이다. 그래서 이 의원의 행보는 중요하다. 잘못된 방향으로 갈 경우 심각하다.

“그것 봐라, 결국은 그렇치 않느냐”는 비난이 쏟아질 것이다. “이정현을 찍은 손가락이 영산강을 떠 다닌다”는 우스개 소리가 나올지 모른다.

무서운 일이다. 이 의원이 조심해야할 행보는 간단하다. 편향된 정치적 행보다. 박근혜 대통령의 호위무사로 각인된 그다. 그 점도 유리하게 작용한 면도 있다. 그러나 달라져야 한다. 특정세력과 정파에 의존하는 행보를 보여서는 곤란하다. 철저하게 이념과 지역구도를 타파는 행보를 해야 한다.

호위무사로서, 의리를 내세운 감정으로서, 이념의 골을 자극하고, 특정계파의 행동대장으로 격을 낮춰서는 안된다. 이 의원이 절대 명심해야할 대목이다.

잘못될 경우, 결과는 자명하다. 이념대립과 지역감정은 그 골이 더 깊어질 것이다. 천신만고 끝에 여기까지 왔다. 처신의 문제가 아니다.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전 국민이 보고 있다. ‘당신이 무슨 일을 했는지’ ‘당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새로운 ‘실사구시’의 정치에 첫 걸음을 내디뎠기 때문이다.

이상휘 기자 (shon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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