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전기업' 오명 입은 롯데, 타개책 있나
정책본부 내 신설된 대외협력단이 역할할 것으로 알려져
8월말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 '롯데 때리기' 거세질 듯
롯데그룹이 잇단 안전 문제로 '불안전기업'의 이미지가 씌워지자 타개책에 골몰하는 모양새다. 최근 롯데는 야심차게 출범시킨 '초고층 빌딩' 제2롯데월드가 잠실 주변 싱크홀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지난 10일에는 서울의 한 롯데시네마에서 천장에서 석고보드가 떨어져 관객들이 대피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11일 롯데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제2롯데월드 등으로 '불안전기업'이라는 오명이 따라붙자 신동빈 그룹 회장이 안전 강화 지침을 내리는 것은 물론 그룹 정책본부 내 '대외협력단'을 신설해 주요 계열사의 대외 업무를 종합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롯데의 대외협력단은 제2롯데월드를 위한 조직은 아니지만 이 문제를 포함해 전체적인 그룹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 관계자는 "대외협력단은 그룹 차원에서 각 계열사의 홍보 업무를 유기적으로 지원한다는 차원"이라고 전했다. 각 계열사로부터 주요 사안을 보고 받아 대외 대응을 일원화하겠다는 뜻이다.
최근 롯데는 안전 문제로 여러 번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서울 합정동 메세네폴리스 쇼핑몰에 입점한 롯데시네마 1관 입구 근처에서 천장 마감재인 석고보드 1장이 떨어져 약 400명의 관객이 대피하는 일이 발생했다.
롯데 측은 문제가 발생한 1관부터 4관까지 모두 운영을 중지하고 현장에 있던 관객에게 영화 입장권 환불조치 등을 시행했으나 제2롯데월드에 이어 또 한 번 안전에 대한 질타를 받게 됐다. 영화관을 포함한 쇼핑몰은 GS건설이 시공했으나 제2롯데월드로부터 시작된 고객들의 의심의 눈초리가 쉽사리 걷어지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기대보다는 안전에 대한 의구심을 낳고 있는 제2롯데월드는 시간이 갈수록 빠져나갈 구멍이 보이지 않고 있다. 신 회장이 지난 5월 공사현장을 찾아 "안전시공을 최우선 가치로 둬달라"고 당부하거나 어떤 사안보다 안전을 중시한다는 홍보영상물을 내놓고 있으나 제2롯데월드가 지어지는 인근 석촌호수의 수위가 내려가거나 현장 주변에 유독 여러 개의 싱크홀이 발생하면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굳어지고 있다.
롯데는 서울시 측에 공사를 마친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개장 승낙을 바라고 있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은 안전 문제가 명확히 담보되지 않으면 개장이 어렵다는 완강한 입장이다. 신 회장은 제2롯데월드 조기 개장이 차질을 빚자 여름휴가도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현 정부도 롯데의 행보가 그다지 달갑지 않은 눈치다. '세월호 사태'로 안전 문제가 부각된 상태에서 롯데가 '불안전행보'를 보이는데다 일각에서 제2롯데월드는 건물의 안전성이나 군사안보는 뒤로 한 채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특혜로 사업 허가를 받았다는 뒷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대외협력단장으로 소진세 롯데슈퍼·코리아세븐 총괄사장을 임명했다. 이를 두고 소 단장의 '대구고' 인맥을 통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라는 주문이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대표적 대구고 인맥이다.
그러나 문제 해결이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당장 이달 말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 정치권의 '롯데 때리기'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롯데를 향해 제2롯데월드 안전 문제와 함께 롯데홈쇼핑 납품비리 사건 등을 지적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대외협력단에 대해 "근본적 해결보다는 언론이나 관계부처를 통해 해결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세월호 사태와 윤일병 사건 등으로 민심이 흉흉해진 상황에서 롯데를 향해 호의의 손을 내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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