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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더 못하나' 마냥 즐겁지만 않은 4위 사투


입력 2014.09.10 10:00 수정 2014.09.10 10:08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역대 최저승률 4위 탄생? 3위와 격차도 9게임

긴박감 보다 오히려 “수준 떨어진다” 지적도 나와

치열한 순위싸움에도 지나치게 하향평준화 된 4위 경쟁에 우려의 시선도 없지 않다. ⓒ 연합뉴스

올 시즌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막차 티켓을 둘러싼 4위 경쟁이 마지막까지 예측불허다.

시즌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잔여경기는 줄어들고 있지만 4위에서 9위까지 누구도 최종 순위를 장담할 수 없는 안개 속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3연패에 빠진 4위 LG가 흔들리는 사이, 롯데와 두산을 제치고 SK가 새로운 4강 후보로 급부상했다. 8월까지 리그 8위에 머물며 꼴찌 추락까지 걱정했던 SK는 불과 열흘 만에 5위까지 치고 올라와 이제는 LG를 반게임차로 턱밑에서 추격하고 있다.

SK는 9월에만 6경기에서 4승1무1패로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추석 연휴를 전후로 4강 라이벌 롯데와 두산을 상대로 연승 행진을 이어간 게 고무적이다. 반면, LG는 한화와 KIA 등 하위권팀들에 뼈아픈 3연패를 당하며 위기에 몰렸다.

나머지 중위권 팀들도 아직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6위 두산이 4위 LG에 1.5게임차 뒤져있지만 9개구단 중 가장 많은 19경기를 남겨둬 역전 가능성은 충분하다. 반면 LG는 4강 경쟁팀 중 가장 적은 13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2.5게임차 뒤진 7위 롯데, 3.5게임차의 8위 KIA 역시 산술적으로는 4강 가능성이 충분히 남아있다. 지금처럼 중위권팀들끼리 서고 물고 물리며 연승과 연패를 오락가락하는 상황이라면 언제 순위가 요동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한편으로 치열한 순위싸움에도 지나치게 하향평준화 된 4위 경쟁에 우려의 시선도 없지 않다. 마치 팀마다 ‘누가 더 못하나’ 식의 경쟁이 되면서 긴박감보다 오히려 수준이 떨어진데 아쉬운 느낌이 더 크다.

현재 1위 삼성과 4위 LG의 승차는 무려 19게임. 3위 NC와 4위의 격차만도 무려 9게임. 반면 4위부터 꼴찌 한화까지의 승차는 절반 정도에 불과한 5게임에 지나지 않는다.

현재 4위 LG의 승률은 0.469(53승2무60패). 2001시즌 당시 0.473(61승3무68패)의 성적으로 4위에 올라 단일리그제에서는 역대 최저승률로 포스트시즌 진출팀에 이름을 올렸던 한화보다도 낮은 승률이다.

지난해의 경우, 9개구단 중 절반이 넘는 5개팀이 5할 승률을 넘겼고,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두산만 해도 0.568의 높은 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6위에 그쳤던 SK(0.496)의 승률이 올 시즌 4위팀보다도 높다. 4위 싸움이 얼마나 하향평준화 됐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현행 규정상 3위와 4위는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나게 된다. 4강이라고 해도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기 민망한 격차다.

한국야구위원회는 1993년부터는 3위와 4위의 게임차가 3.5게임 이상일 경우, 준PO를 취소하는 대신 2-3위간 플레이오프를 기존의 5전 3선승에서 7전 4선승제로 바뀌게 되는 규정을 도입한 바 있다.

1995년 당시 롯데는 3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랐지만 4위 해태를 4.5게임차로 밀어내고 준플레이오프를 무산시켰고, 플레이오프 맞대결에서는 2위 LG마저 제쳐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바 있다. 포스트시즌을 감안했을 때, 차별화된 순위싸움을 위한 어드밴티지의 보완이 필요해 보이는 요즘이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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