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 여론조사 해보니 "세금 더 걷으려고 57.4%"
담뱃값 인상 계획 흡연자 73.3% 반대, 비흡연자 82.8% 찬성
국민의 절반 이상은 정부의 담뱃값 인상 목적을 ‘세금을 더 걷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단법인 한국담배소비자협회(KSA)가 여론조사전문기관 여민리서치컨설팅에 의뢰해 흡연자와 비흡연자를 포함한 수도권 거주민 1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부의 담뱃값 인상 정책이 어떤 성격을 갖는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57.4%가 부족한 세금을 확보하기 위한 성격’이라고 답했다.
정부가 내세우는 명분인 ‘OECD 국가 수준으로 흡연율을 낮추기 위한 것’이라는 응답은 33.6%에 불과했다.
특히, ‘세수 확보’란 인식은 흡연자의 76.5%가 선택했을 뿐 아니라, 비흡연자 경우도 절반에 가까운 49.4%가 선택해 정부 당국의 취지와는 전혀 다른 인식을 보였다.
‘담뱃값을 최소 2000원 가량 인상해 4500원 정도로 올리려는 정부 계획’에 대해 찬반 의견을 물어본 결과, 찬성 의견은 66.3%로 반대 의견(33.7%)보다 많았다.
하지만 흡연자의 73.3%는 반대 의견을, 비흡연자의 82.8%는 찬성 의견을 표명해 흡연 여부에 따라 정반대의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국민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밝히는 것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음을 알 수 있다.
담뱃값을 인상할 경우, 흡연율이 낮아질 것으로 보는지에 대해 절반 정도의 국민은 ‘일시적으로 낮아지겠지만 다시 원상태로 갈 것(50.4%)’이란 반응을 보였으며 ‘상당히 떨어질 것’이란 응답은 28.5%에 그쳤다.
‘낮아지기 어렵다’ 13.7%, ‘담배값 인상과 흡연율은 관계가 없다’ 5.1% 등 부정적 응답까지 포함해서 본다면, 국민 10명 중 7명은 담뱃값 인상으로 흡연율이 떨어질 것이란 주장에는 그다지 공감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층에서 ‘낮아질 것’이란 의견이 48.3%였지만, 30(62.4%), 40대(53.3%)에선 ‘하락 후 원상태’ 응답이 많아 가격 인상을 통한 흡연율 저하 방안은 일시적 효과만을 가져올 것이란 시각을 보였다.
‘담뱃값 2000원 인상’을 찬성하는 층에서도 ‘낮아질 것(40.9%)’ 의견과 ‘낮아지나 원상 복귀될 것(43.2%)’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려 기대만큼의 정책 효과를 낼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한편, 담뱃값 인상이 ‘공평과세 원칙’을 져버리게 돼 서민층이 더 피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공감’ 55.7%, ‘비공감’ 31.6%, ‘잘 모름’ 12.7%로 나타나 일반 국민들 사이에 이러한 우려감이 있음을 시사했다.
공감 의견은 남성(62.6%), 30대(63.4%), 반갑 정도 피는 흡연자(82.7%)들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더 높게 나타나 담뱃값 인상 정책의 직접적인 피해 계층이 경제활동이 활발한 30대 남성들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담뱃값 인상을 위한 관련 법안의 국회 처리 전망에 대해선 ‘정부 의지가 강해 통과될 것(38.4%)’ 의견보다는 ‘급격한 가격 인상에 따른 여론 악화로 통과가 어려울 것’이란 응답이 48.1%로 좀 더 높아 관련 법의 국회통과 전망을 어둡게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담배소비자협회는 “선진국 수준의 흡연율 달성이라는 정책적 성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흡연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정책 입안자들의 자세와 배려가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