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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맹이도 없는 북 최고인민회의 두번째 개최 이유는?


입력 2014.09.26 14:53 수정 2014.09.26 16:42        김소정 기자

김정은도 불참한 가운데 갖가지 루머만 양산해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5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2차 회의가 진행되었다고 지난 25일 촬영해 26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25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 불참한 것을 두고 건강 상태가 심각한 것이 아닌지 의혹이 커지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 최고인민회의는 매년 한차례씩 열렸지만 올해에만 지난 4월에 이어 두 번째 최고인민회의를 열면서 이미 2년 전 법령으로 공포된 ‘의무교육 12년제’ 총화가 주된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김정은의 건강 상태가 심각하게 나빠져서 이날 발표하려던 중대 발표를 미뤘거나 아니면 중대 발표를 위해 올해 두 번째 최고인민회의를 준비했다가 법령 정비 등 여건이 성숙되지 못해서 연기된 것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현재 김정은은 23일째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북한 매체들은 그가 지난 24일 ‘김정일 동상 설립 근로자에게 감사 전달’ 18일 ‘제4차 청년동맹 초급일꾼대회에 서한 발송’ 등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사실 이번 최고인민회의를 앞두고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박봉주 내각총리의 교체설 등이 예고된 바 있다. 김정일 체제이던 지난 2010년 예외적으로 4월에 이어 6월에 두 번째 최고인민회의가 열리면서 당시 총리를 포함한 내각 개편이 다뤄졌었다.

또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지난 2012년 ‘우리식 경제관리방법(6.28 방침)’ 도입에 이어 이를 확대하는 차원으로 시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5.30 조치’의 공식 발표도 예상됐다.

‘5.30’ 조치는 내년부터 모든 협동농장과 기업소에 자율경영제를 도입하는 것으로 협동조합의 분조 단위를 없애고 가족 단위를 도입하고, 가족 1명당 땅 1000평을 지급하면서 소득을 당국 40%, 개인 60%로 나누는 방식이다. 특히 지급한 땅에서 나온 수확을 처음 3년간 당국이 받지 않는 점도 논의선상에 올랐다.

조선중앙TV보도는 이날 오후 8시 보도를 통해 최고인민회가 참석자 발표와 최태복 의장의 개회사, 의안 설명, 폐회사 순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도했다.

회의에서는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을 전면 실시하고, 그 질을 결정적으로 높인다’는 내용으로 앞서 김정은 체제 출범 첫해인 2012년에 이미 의무교육을 기존 11년제에서 12년제로 개편하는 내용의 법령이 공표됐다.

최태복 의장은 폐회사에서 “(이번)회의는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을 전면적으로 높은 수준에서 실시하며 주체의 사회주의 문명국 건설을 앞당겨 나가기 위한 우리 군대와 인민의 투쟁을 고무 추동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김영남·박봉주·황병서·이용길·현영철·김기남·최룡해·박도춘·양형섭·강석주·최영림·리용무·김원홍·김양건·김평해·곽범기·오수영·로두철·조연준·태종수 대의원과 김영대 조선사회민주당 중앙위원회 위원장, 허종만 총련 중앙상임위원회 의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조선중앙TV는 전했다.

또 최룡해 노동당 비서와 장정남 전 인민무력부장은 직무변동으로 각각 국방위 부위원장직과 위원직에서 해임됐다. 반면 김정은의 제의에 따라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은 국방위 부위원장으로, 현영철 군 총참모장과 리병철 항공 및 반항공군사령부 사령관은 국방위 위원으로 임명됐다.

특히 황병서는 지난 5월 군 총정치국장에 오른 데 이어 리용무·오극렬과 같은 국방위 부위원장에까지 오르며 김정은 체제의 실세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번 회의에서 특별히 주목할 만한 것은 리병철의 국방위 위원의 임명이다. 이에 대해 대북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공군 전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한편, 김정은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해 최근 외국 의료진이 북한으로 초빙돼 입국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 고위 당국자도 “외국인 의료진이 북한으로 들어갔다는 첩보가 입수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김정은의 건강 이상설에도 불구하고 올해 2차 최고인민회의가 열린 것은 김정은이 내세우는 ‘정상국가화 지향’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소정 기자 (brigh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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